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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커지는 건설사 줄도산 우려…경착륙 막아야
2022-12-05 06:00:00 2022-12-05 06:00:00
레고랜드발 자산 유동화기업어음(ABCP) 채무불이행 사태로 촉발된 ‘돈맥경화’가 건설사들을 집어삼키고 있다. 경남 지역 도급 순위 18위의 중견 건설사인 동원건설산업이 지난달 어음 22억원을 막지 못해 부도 처리된 데다 9월 충남지역 도급 순위 6위 종합건설업체인 우석건설 또한 납부 기한인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부도가 났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과 집값 약세 전환으로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분양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원자재가격 상승과 사상 초유의 부동산 거래 절벽까지 겹치며 건설업계의 부담이 커진 모양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나타난 건설사들의 연쇄 부도와 구조조정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PF, Project Finance) 대출의 승인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건설사의 경우 만기도래하는 대출이나 차입금 상환을 제때 하지 못해 도산할 수 있어서다. 특히 건설업 특성상 차입금이 많고 부동산PF와 같은 자금조달이 끊임없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취약한 지방 중소 건설사의 경우 미분양주택 증가가 금융비용 확대와 수익성 저하와 함께 도산까지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부동산PF위기가 현실화하는 등 공사 중단에 따른 건설사의 부도가 협력업체 피해와 연쇄 파산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공동 도급으로 진행될 경우 협력업체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 미칠 파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증권사 보증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매입을 개시하는 한편 내년 2월 시행할 예정이었던 5조원 규모의 미분양 부동산PF 대출 보증을 한달 앞당겨 시행하고 건설업 관련 비우량 회사채, A2등급 기업어음(CP) 등에 대한 추가 지원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그러나 CP금리가 연 5% 후반까지 오른 상황에서 건설사가 체감할 만한 채권시장안정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다. 금리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자금경색에 온기를 불어넣기엔 아직 부족한 까닭이다. 건설사의 줄도산은 건설사를 비롯해 자금을 지원한 금융시장 등 거시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건설업계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선 분양률을 올릴 수 있도록 주택 시장 규제 완화와 함께 도시공사 사업에 참여한 지역건설업체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물가 변동 사항을 반영하는 등 신속하고 실효성 있는 대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백아란 건설부동산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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