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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세계 성장 둔화…미중 갈등 위험 요인"
한은, 해외경제포커스 발간
"분절화, 경기회복 지연 요인"
2022-12-04 12:00:00 2022-12-04 12: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내년 세계경제 성장 둔화 속 미·중 무역갈등에서 촉발된 분절화(Fragmentation) 요인은 향후 세계경제 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4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내년도 세계경제의 특징 및 리스크 요인'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경제는 올 초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에너지·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크게 증대된 가운데, 이에 대응한 주요국의 통화긴축 강화, 유럽 에너지 위기 심화, 중국경제 부진 등으로 하반기 들어 성장세가 빠르게 둔화됐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급격한 금리 인상과 이로 인한 급격한 달러화 강세 기조는 글로벌 금융시장과 교역부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이에 향후 세계경제는 글로벌 금융여건, 주요국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때문에 주요 기관들은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을 크게 하향 조정했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2%로 큰 폭으로 낮췄다. 
 
한은은 내년 세계경제 흐름과 관련해 주요국 경기 동반 위축에 따른 회복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3대 경제권인 미국, 유럽, 중국에서 발생한 경제적 충격 영향이 내년에도 지속되면서 이들 주요국 경기가 동반 위축되고 회복흐름도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미국 긴축기조 강화 및 주요국 경기 위축은 주변국의 추가 금리 인상 압력과 수출둔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경기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진단했다.
 
신흥국 역시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 최근 신흥국 경제 둔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경기하강 우려가 커진 가운데, 향후 코로나19 기간 중 투자 위축, 원자재 가격 조정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신흥국 성장세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교역 역시 글로벌 공급차질 및 주요국 성장둔화로 하반기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주요국을 중심으로 크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화 강제 및 투자 증가세 둔화는 세계교역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비스교역은 회복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내년 세계경제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우선 '분절화'를 꼽았다. 미·중 무역갈등에서 촉발된 분절화 조짐이 최근 본격화되면서 성장과 교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분절화 위험은 지난 2018년 미·중 무역분쟁 이후 대러 경제제재로 고조됐으며 최근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미·중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경제의 성장 모멘텀 회복 지연 가능성도 세계경제를 위협할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봉쇄정책 및 부동산 경기둔화 등에 따른 중국경제 부진 장기화는 세계경기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제로코비드 기조 지속 및 부동산시장 부진 장기화 등으로 중국경제의 성장 모멘텀 회복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경상수지 적자 신흥국 취약성도 내년 세계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최근 급격한 금리인상 및 달러화 강세로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신흥국 경기 위험이 증가됐다"며 "현재 신흥국들의 금융위기 동시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경상수지 적자국 등 일부 취약국은 위험이 잠재돼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회복 과정에서 발생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인플레이션 급등, 그리고 이에 대한 정책대응으로 세계경제의 성장흐름은 크게 둔화될 전망"이라며 "분절화 등 구조적 리스크 요인들은 향후 글로벌 경제의 회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주요국의 긴축속도 조절 움직임과 중국의 방역정책 완화 조짐 등은 내년 하반기 이후 세계경제의 상방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과거와 달리 각국의 적극적인 공조노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할 때 하방리스크 요인 현실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세계경제 성장흐름이 크게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미국 시민들이 거리를 걷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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