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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가왕' 조용필 "40년 같았던 지난 4년"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팬데믹 이후 첫 공연
세련된 연출과 팝록 사운드 "신곡 낼 수 있다는 것 다행"
2022-11-27 01:08:45 2022-11-27 01:08:45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다. 가왕은 가왕이다.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옛 체조경기장)에서는 '2022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콘서트'가 첫 발을 뗐다.
 
이번 무대에서, 조용필은 왜 그와 그의 밴드가 한국 대중음악사의 거대 줄기이자, 오늘날까지 세련된 팝록과 연출로 세대 통합을 이뤄냈는지 여실히 증명했다.
 
2014년 서태지와 만남 당시 '공연 연출을 위해 뮤지컬 하나를 12번이나 본다'던 그 다운 공연이었다. 
 
무대 시작 전, 1층 위로 눕혀진 의문의 직사각 대형 트러스부터 좌중의 시선을 끌었다. 저녁 7시 10분 무렵, 무대가 암전되고 트러스가 45도 각도까지 고개를 들며 공연의 미스터리는 서서히 풀려갔다.
 
트러스 밑과 모서리 부분 설치된 LED에 영상이 쉬없이 흐르며, 공연의 기승전결을 명확히 구분지어주는 역할을 했다. 무대 양날개와 중앙 부분, 그리고 무대 위쪽 설치된 대형 LED들도 트러스 LED와 합을 맞추며 곡의 전개에 따라 다양한 영상들을 쏘아올렸다.
 
"오래 간만이에요. 가수 생활을 시작한 후로 가장 긴 공백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지난 4년이 40년 같았습니다."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옛 체조경기장)에서는 '2022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콘서트'. 사진=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꿈', '단발머리', '그대를 사랑해'를 부른 직후, 조용필은 "제가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하셨던 팬들도 많았을 것 같다"며 "다행히 지난 3년 간 코로나도 걸리지 않았다. 살이 3키로나 쪄 다른 의미의 '확찐자'가 됐고, 주름살이 사라졌다"고 너스레를 떨며 관객들과 교감했다.
 
이날 공연의 최대 백미이자 변곡점은 신곡 '세렝게티처럼' 순서 때다. 마치 U2의 '죠슈아트리' 투어에서 보는 것 같은 연출이 압권이었다.
 
가운데 트러스 LED가 서서히 전환하며, 무대 중앙과 양날개 LED들과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초원을 단숨에 광활하게 그려냈다.
 
2013년 정규 19집 'Hello(헬로)' 이후 약 9년 만에 발표한 이 신곡을 두고 최근 음악계에선 연일 세대 통합의 '바운스' 같은 열풍을 재현할지 관심이 크다. 곡 자체의 완성도는 이미 넘어섰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 곡은 무한의 기회가 펼쳐진 세상을 거침없이 살아가자는 응원메시지를 담았다. 20여년 전, 탄자니아 킬리만자로산을 은유한 곡 '킬리만자로의 표범'으로 조용필은 1998년 아프리카 탄자니아 정부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현지를 방문한 바 있다. 당시 킬리만자로와 세렝게티 국립공원 등을 둘러봤던 그는 "외국 작곡가로부터 '세렝게티처럼' 데모곡을 받고 세렝게티의 광활한 대지와 하늘이 연상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또 다른 신곡 '찰나' 때는, 알록달록한 일러스트가 통통 튀는 세련된 팝 록 스타일에 섞여, 외국 팝 같은 인상을 줬다. '세렝게티처럼'과 '찰나' 두 곡은 내년 말 발표될 정규 20집 수록 예정이다.
 
"항상 녹음할 때 저는 열심히, 열심히 합니다. 그리고 나서 궁금하죠. 사람들이 좋아할까, 그저 그렇게 생각할까. 발표하고 나서는 에라 모르겠다 해요. (관객들 웃음) 그래도 뭐 신곡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저는 다행인 것 같습니다."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옛 체조경기장)에서는 '2022 조용필 & 위대한 탄생 콘서트'. 사진=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추억 속의 재회', '물망초', '그대여' 같은 곡들로 특유의 발라드 감수성을 보여주다가도, '킬리만자로의 표범', '못찾겠다 꾀꼬리', '미지의 세계' 순서 때는 그의 밴드 '위대한 탄생'의 연주력이 빛을 발하는 라이브 무대들도 이어졌다. 우주와 윤슬, 유성우, 에메랄드 빛의 오로라, 형형색색의 조명 등의 연출들도 특기할 만 했다.
 
직접 기타를 메고 나선 앙코르 무대 '모나리자', '여행을 떠나요' 때는 50~60대 상당수 관객들이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며 무대를 즐겼다.
 
1968년 조용필은 록그룹 '애트킨즈'로 데뷔했다. 1976년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스타덤에 올랐다. 1980년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등이 수록된 1집으로 국내 첫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가왕' 자리에 올랐다. 팝 발라드부터 트로트, 민요, 가곡 등의 다장르를 아울러왔다.
 
지난 2018년 데뷔 50주년 기념 투어 '2018 조용필&위대한 탄생 50주년 전국 투어 콘서트-생스 투 유'를 도는 등 칠순의 나이에도 건재한 체력을 과시했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골프 등 매일 운동을 하며 기초 체력을 다지고 있다. 아직까지도 악보를 손수 쓰고, '원 테이크'로 수십 번을 불러 녹음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날 2시간 내내 쉼없이 20곡을 부르고 연주하면서도 건재한 체력을 과시했다. 앙코르 두 곡까지, 총 22곡을 선보였다. 대다수 50~60대 팬층은 "형님!", "오빠!" 같은 플랜카드를 들거나 형형색색의 별표 모양 응원봉을 손에 쥐었다. 엄마, 아빠와 손을 잡고 보러 온 젊은 세대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이번 공연은 다음날(11월27일)과 12월 3~4일까지 이어진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재범 대중문화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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