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긴축 속도 조절되나…증시 산타랠리는 '글쎄'
12월 FOMC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은↓…시장 일단 안도
전문가들 "속도보다 '최종금리' 볼 필요"
내년 예상금리 5% 육박 가능성도
2022-11-25 06:00:00 2022-11-25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속도 조절을 시사하면서 연말 증시에 온기가 퍼질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연속 자이언트 스텝(한번에 0.75%p 금리인상)을 뒤로 하고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25bp~50bp 수준 금리인상이 단행될 거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을 '피벗(pivot·정책 전환)'으로 받아들이기엔 이른 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아직 긴축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최종 금리인상이 어디까지일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 시장이 지금의 기대감을 너무 앞서 선반영할 경우 연준이 12월 FOMC에서 다시 매파적 발언을 하며, 지난 9월처럼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23.32포인트(0.96%) 오른 2441.3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1.74% 급등하며 738.22로 장을 마쳤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23.60원(1.75%) 내리며 1328.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준이 시장의 긴축 속도 조절 기대감을 어느 정도 확인시켜주면서 안도감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23일(현지시간) 11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공개하며 "과반을 상당히 넘는 수의 참석자들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 둔화가 곧 적절해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향후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2일 열린 11월 FOMC 정례회의 이후 이르면 12월부터 인상폭을 낮추겠다는 뜻을 밝혀 시장 기대감을 높인 바 있다. 연준은 11월 FOMC까지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3.75~4.00%까지 끌어올렸다.
 
시장의 시선은 12월 FOMC로 향하고 있다. 연준이 속도 조절을 언급한 만큼, 전문가들은 12월 금리인상 폭이 25~50bp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6월, 7월, 9월, 11월 FOMC에서는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왔다. 
 
다만 연말 증시를 낙관적으로만 보긴 어렵다는 의견이 다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의지에 대한 강도가 이전보다 덜 거세졌다는 점은 증시 참여자들 입장에서 반길 만한 일이지만, 이미 주가에는 상당 부분 지난 10월 이후부터 선반영해왔던 만큼 속도조절이 증시에 호재로서 미치는 지속성은 길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이 주목해야 할 건 이번 의사록에서 최종 금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레벨보다 높아질 거라고 언급했다는 사실"이라며 "증시 방향성에 영향을 주는 문제는 연준의 속도조절이 아니라 최종금리 레벨 및 유지기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9월 공개된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에서 내년 말 금리 전망치가 4.6%였다는 점에서 오는 12월 점도표에서는 내년 예상 금리가 5%에 육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시장이 너무 긍정적으로 달릴 경우 12월 연준 행보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12월 금리 인상폭이 높아야 50bp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만, 연준 코멘트가 더 강해진다거나 최종 금리를 높게 부르는 등 시장 기대감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6~7월 FOMC 이후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피크아웃(고점 통과) 기대감이 형성되며 주가가 강하게 움직였지만, 이후 8월 잭슨홀미팅에서 연준이 매파적 발언을 하며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의 발언을 피벗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최근 기업 소매판매 지수가 괜찮게 나오면서 연말 소비 기대감이 커졌는데 다음달에도 잘 유지될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너무 튀게 나오진 않을지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미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의장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