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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원로' 김동길 교수 별세…향년 94세
민주화운동 참여했다 보수 정치인으로…14대 국회의원 활동
나비넥타이·콧수염 트레이드마크…정치권 비판하며 "이게 뭡니까" 유행어
2022-10-05 09:21:17 2022-10-05 09:23:17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동길 연세대 사학과 명예교수가 지난 4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유족들은 5일 김 교수가 숙환으로 전날 오후 10시30분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지난 2월 코로나19 확진 뒤 회복했지만, 이후 건강이 나빠져 입원했다.
 
김 교수는 1928년 평안남도 맹산군에서 태어났다. 1946년 월남 후 연세대 역사학과에 재학해 민중운동가 함석헌 선생 등과 교류했다. 이후 같은 대학 사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군부독재 시절 박정희정권을 비판하는 글을 쓰며 민주화 운동에 나섰다.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았다. 1980년에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대학에서 두 차례 해직됐다. 1984년 복직했지만 1991년 4월 강의 도중 '강경대 구타치사 사건' 폄하 발언으로 학생들의 반발을 사 교직을 떠났다.
 
1992년에는 현대그룹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이 창당한 통일국민당에 입당했다. 1992년 14대 총선 당시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신민당과 자유민주연합(자민련) 등에서 정치활동을 하다가 15대 총선을 앞둔 1996년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생전에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자 "자살이라도 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2019년부터는 보수 유튜버로 활동했다. 지난해까지 유튜브 채널 '김동길TV'를 운영했다. 올해 초에는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나비 넥타이와 콧수염이 트레이드마크였던 김 교수는 정치권을 비판하며 "이게 뭡니까"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평생 독신으로 산 고인의 시신은 생전 서약에 따라 모교인 연세대 의대에 기증되고, 서대문구 자택은 누나인 고 김옥길씨가 총장을 지낸 이화여대에 기부한다. 장례는 자택에서 가족장으로 치른다. 발인은 오는 7일이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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