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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최수연 "'포쉬마크' 인수가 높지 않아…북미 C2C 시장 20% 이상 성장할 것"
"인수자 입장서 불확실성 요인 등으로 주가 약세…심려말라"
합리적 가격에 인수 강조…제페토·웹툰 등 타 플랫폼과 사업 연계
2022-10-04 17:07:48 2022-10-04 17:07:48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북미 포쉬마크 인수를 계기로 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가 될 수 있도록 C2C(개인간거래) 버티컬 커머스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나갈 것입니다."
 
네이버가 북미 최대 패션 중고 거래 플랫폼인 '포쉬마크'를 2조3441억원에 인수했다. 네이버 역사상 최고 금액의 딜로, 장기적 측면에서 글로벌 커머스 역량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취임 후 첫 M&A를 성사시킨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번 인수에 대해 이 같은 전략을 밝혔다.
 
네이버와 포쉬마크 관련 이미지. (사진=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4일 '포쉬마크' 인수 발표 이후 오후 별도의 온라인 기자설명회를 열고 "장기적인 비전이라고 한다면 전세계 셀러들과 바이어들이 연결되는 데이터베이스를 갖춘 C2C가 아닐까 싶다"면서 "현재는 이를 도달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단계다"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한국에서는 크림, 일본에서는 빈티지시티, 유럽에서는 베스티에르 콜렉티브 등 국내외 C2C 관련 플랫폼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며 커머스 사업 역량을 쌓아왔다. 여기에 네이버는 이번 북미 플랫폼인 '포쉬마크'까지 인수를 성사시키며 글로벌 커머스 시장 확대 본격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날 인수 소식에 네이버 주가는 전일대비 8% 이상 빠지면서 다소 높은 금액대의 인수가가 아니냐는 시선이 나왔다. 이날 네이버 주식은 장마감 기준 전일대비 8.79% 떨어진 17만6500원에 거래됐다.
 
최 대표는 "보통 이런 대형 M&A(인수·합병)를 하면 인수하는 입장의 기업에서는 이게 어떻게 시너지가 날지 불확실성이 있어서 주가가 약세인 경우가 많다"면서 "너무 심려하지 않았으면 싶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리셀, 중고패션 시장은 이제 막 시장이 태동하는 시기로, 오는 2026년 2190억 달러(312조원)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토대로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남선 네이버 CFO(최고재무책임자)도 합리적 가격에 인수를 했다며 이번 인수가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 CFO는 "보통 인수하는 회사의 주가가 대체로 하락하는 경우가 지배적이고, 인수를 당하는 회사는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포쉬마크와 C2C 커머스에 대한 전략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당장 이게 어떻게 가치로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 여러 궁금증이 있기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이고 상대적으로 인수가격 자체는 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가 포쉬마크를 인수한 주식 평가가치는 내년도 매출의 3배정도에 불과한 수준인 반면 불과 1년전만 하더라도 포쉬마크의 다음 순위 경쟁자의 인수가가 포쉬마크보다 몇배 더 비쌌던 점을 감안하면 저점매수가 쉽지 않음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합리적 거래다"고 강조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4일 '포쉬마크' 인수 발표 이후 오후 별도의 온라인 기자설명회를 열고 "장기적인 비전이라고 한다면 전세계 셀러들과 바이어들이 연결되는 데이터베이스를 갖춘 C2C가 아닐까 싶다"면서 "현재는 이를 도달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단계다"라고 말했다. (사진=네이버 밴드 영상 캡처)
 
주가 방어 전략과 관련해 그는 "우리는 제조업이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어디에 어떻게 잘 투자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면서 "지금 거시 환경이 안좋긴 하지만 이는 북미 소매시장이 취약해서 요동을 치는 게 아닌 그 외 지정학적인 이슈, 중앙은행 금융정책 등으로 인한 영향이다. 네이버가 봤을 때 C2C 소매시장은 상당히 견고하고, 앞으로 북미 시장에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포쉬마크와 인수를 토대로 향후 다른 플랫폼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최 대표는 "포쉬마크의 80%가 MZ세대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왓패드와 제페토, 웹툰 등 버티컬 콘텐츠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를 할 수 있으며, 유사한 이용자군을 보유했단 점에서 마케팅 연계도 매끄럽다"면서 "라이브커머스 기술을 포쉬마크에 적용하거나 웹툰 유명인사들을 초대할 수도, 제페토 안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열 수도 있다"고 앞으로의 사업 구상에 대해 소개했다.
 
국내 역 진출 가능성에 대해선 "먼저 북미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포쉬마크 역시 성장 전략 중 하나로 아시아 시장 진출이 있는데, 그 부분은 네이버가 충분히 교두보가 돼줄 수 있다"고 말했다. 커머스 전략 면에 있어서도 네이버가 목적지향적인 쇼핑에 가장 최적화된 플랫폼이라면, 포쉬마크는 이용자들이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발견하며 커머스가 일어나는 형식으로 차이가 있는 만큼 서로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포쉬마크를 북미 당근마켓이라거 표현한 것에 대해 최 대표는 "당근마켓은 판매 상품들이 게시판형으로 나오고, 상품별 뒷단에서 판매자와 채팅한다거나 하는 기능들이 있다. 반면 포쉬마크는 인스타그램 쇼핑 기능을 접목한 것처럼 사용자들이 판매자를 팔로우하고 옷장을 공개한다거나 특정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게 더 주된 기능"이라고 비교설명했다. 
 
이어 최 대표는 "포쉬마크는 4000만명이 넘는 활성 이용자수를 갖고 있는 데도 이용자 하루 체류 시간이 하루 25분 이상이다"이라며 "이는 네이버 웹툰 서비스와 비슷할 정도로 이용자들이 취향에 맞는 스타일을 발견하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모두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뛰어난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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