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도심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부동산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아파트 대체재로 꼽혔던 수도권 오피스텔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거래량이 줄면서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21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고, 전세 가격이 매매가격에 육박하며 ‘깡통전세’ 우려도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103.62로 집계됐다. 매월 평균적인 매매가격 변화를 측정하는 매매가격지수는 전월(103.67) 대비 –0.05% 감소한 수준으로, 2020년 11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꺾였다.
통상 주택 시장에서 오피스텔은 ‘아파트 대체재’ 역할을 하는데, 대출 규제와 가파른 금리 인상 속도에 아파트 시장이 꺾이면서 후행 성격이 강한 비아파트인 오피스텔도 하락 흐름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오피스텔 매매시장은 올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적용받는 등 금융조건 악화로 거래량이 감소하고 매수심리도 쪼그라든 실정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총 2만5961건으로, 작년 동기(3만1859건)에 견줘 18.5% 감소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역시 102.75로 한달 새 0.07% 떨어졌으며 지방은 0.18% 내린 99.25로 조사됐다.
시군구별로 보면 인천(103.6)이 –0.17% 하락하며 수도권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인천은 노후화 단지 수요 이탈과 아파트 공급 증가 영향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으로 작년 12월(104.52) 이후 8개월째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경기도 매매가격지수는 한달 전보다 0.06% 떨어진 104.31로 두달째 감소했다.
서울은 103.04로 전월보다 0.01% 올랐으나 강북·도봉·노원·중랑구가 속한 동북권은 0.08% 떨어진 102.52로 두달 연속 하락세를 그렸고, 동작·영등포·구로 등 서남권은 103.64로 보합에 머물렀다.
(표=뉴스토마토)
오피스텔 매매값이 떨어지면서 ‘깡통전세(담보대출과 보증금이 매매가를 웃도는 전세)’에 대한 경고등도 켜졌다. 수도권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85.61%로 전국(84.87%)과 지방(81.81%) 전세가율을 웃돌고 있어서다. 최근 3개월간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이 69.4%라는 점을 고려하면 그 격차는 뚜렷하다.
특히 인천은 86.87%로 세종(92.71%)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전세가율을 나타냈으며, 3위를 차지한 경기도는 86.86%로 지난 5월(86.64%)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서울의 경우 84.17로 상대적으로는 낮지만, 서남권 전세가율은 87.12에 달했고 서대문·은평·마포가 위치한 서북권도 85.64로 두달째 상승했다.
반면 오피스텔 수익률은 수도권이 4.61%로 전국(4.78%) 평균을 밑도는 가운데 대전(6.94%), 광주 (6.26%), 세종 5.40%, 인천(5.13%) 순으로 높았으며 서울은 4.28%로 가장 낮았다. 여기에 금리인상으로 대출이자 상환 부담도 커지면서 실제 임대수익률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피스텔 집주인이 전세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보증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오피스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사고 건수는 291건(570억원)으로 집계됐다.
오피스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사고 건수는 지난해 1년 간 발생한 사고 금액(303건, 566억원)을 넘어선다. 사고건수는 대부분 수도권(266건)이 차지했으며 금액은 작년 한해(528억원)을 뛰어 넘은 541억원으로 나왔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역 아파트 공급 확대 등의 영향을 받아 거래량 감소가 동반하면서 (오피스텔 가격도) 하락 전환됐다”라며 “수도권 지역은 인천·경기 중심의 대규모 신축 아파트 입주로 인해 전세매물이 쌓인 점이 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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