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했던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이 대통령실에 합류한다. 박 대변인은 10일 "다음 주부터 대통령실에서 청년대변인으로 근무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계속 쓴소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준석 대표가 '나는 국대다'를 통해 발탁한 청년 정치인으로, 이준석 측 인사로 꼽혀왔다.
박 대변인은 이날 오전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제가 대선 선대위 때부터 일을 했었고 최근 쓴소리를 하는 모습 등을 보고 대통령실 실무자들이 지금 대통령실의 상황에 제 역할이 클 것이라고 판단해 영입을 제안했다"며 "내주부터 대통령실로 출근을 하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지금 대통령실은 국정수행 지지도도 반등시켜야 하고 인사 혁신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윤 대통령도 제가 여러 번 쓴소리를 한 것을 알고 계시고, (위기극복을 위해선)충분히 내부적 비판을 끌어안고 가야 한다고 판단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잇단 인사 참사 논란에도 "그러면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냐"고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자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거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고 공개 비판했다. 또 윤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내부 총질 당대표"라고 규정한 문자가 유출되자 "윤 대통령이 세대를 통합하고 세대 교체의 교두보가 되어줄 시대의 리더라고 믿었다"며 "대통령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변화를 바라는 청년들의 염원이 담긴 쓴소리, 그로 인한 성장통을 어찌 내부 총질이라 단순화할 수 있느냐. 이제, 조금 지친다. 지금보다 나은 대한민국도 다음으로 미뤄두겠다"고 강한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일 한 보수신문 칼럼에 윤 대통령이 박 대변인의 쓴소리에 분노를 표출했다는 내용이 게재되자 이 대표는 "눈을 의심하게 하는 증언"이라며 박 대변인을 옹호하고 윤 대통령의 인식을 "한심하다"고 직격했다.
박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대통령의 곁에서 직접 쓴소리를 하면서 국정을 뒷받침해 보려 한다"고 했다. 이어 "저는 쓴소리를 통해 안으로부터의 변화를 촉구하겠다"면서 "누구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지 못할 때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던 저를 포용해주신 대통령의 넓은 품과 변화의 의지를 믿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의 임기가 100일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인데,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고 미우나 고우나 5년을 함께해야 할 우리의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의 성공이 곧 국가의 성공이고 국민 모두의 성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망해 돌아선 국민께서 다시 윤석열정부를 믿고 지지를 보내주실 수 있도록 미약하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대변인은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이준석 대표가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한 것에 대해선 "더 이상의 혼란은 당정 모두에 치유하기 힘든 상처만 남길뿐"이라며 "이준석 대표에게도 마찬가지다. 가처분이 인용되어도 당정 혼란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고, 기각된다면 정치적 명분을 완전히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이 대표의 자중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아끼는 모든 이들이 이구동성 '자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1월28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열린 'MZ세대라는 거짓말' 북 콘서트에서 저자인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보좌역이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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