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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얼만데"…침수에 내벽 붕괴, 아파트 하자 급증
지난달 하자신청건수 1933건…상반기 6천건 넘어
폭우에 아파트 주차장 침수…하자 보수 놓고 갈등 예상
2022-08-09 16:46:06 2022-08-09 17:30:40
폭우가 내리는 서울 시내 모습.(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건설업계가 아파트 등 주택부문 하자에 긴장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며 주차장이 잇달아 침수 된데다 일부 아파트에서는 누수와 대리석 마감재가 추락하며 부실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특히 유례없는 수마에 토사 유출과 옹벽이 무너지면서 건설현장 공사 일정 차질도 불가피해졌다.
 
9일 국토부와 국토안전관리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신규 건수는 1933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접수된 신규 하자건수가 1516건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달 새 417건인 증가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이월된 건수를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이월 건수를 포함할 경우 상반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6000건이 넘는다. 최근 5년간 하자심사 신청 건수는 △2018년 3818건 △2019년 4290건 △2020년 4245건 △2021년 7686건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는 매해 평균 4000여건의 사건을 처리했다.
 
문제는 최근 들어서는 입주 1년이 채 되지 않은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에서도 하자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7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 개포에서는 지난달 말 대리석 마감재 타일 일부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총 2500가구 규모로 조성된 의정부 센트럴자이위브캐슬은 지난달 입주 이후 누수가 발생하면서 입주민들이 공동시공사인 GS건설과 롯데건설, 두산건설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자재값 상승 등을 이유로 분양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기본형 건축비가 지난 3월 ㎡당 182만9000원에서 지난달 185만7000원으로 1.53% 추가 인상됐음에도 부실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표=국토부)
통상 건설공사의 종류별 하자담보책임기간은 1년부터 10년까지로 시공을 맡은 건설사의 경우 일정기간 CS를 두지만, 준공 완료가 오래된 주택의 경우 사실상 하자 보수가 쉽지 않아서다. 실제 대우건설이 지은 송파푸르지오시티에서는 누수 보수를 놓고 몇 해째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자연재해를 놓고 갈등이 빚어질 소지도 있다. 일례로 대림산업(현 DL이앤씨)이 시공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의 경우 지난 8일 폭우로 내부 엘리베이터 문 틈으로 누수가 발생하고 GS건설이 지은 ‘반포자이’와 송파구 ‘잠실 엘스’ 지하 주차장의 경우 침수됐다. 그러나 자연재해의 경우 건설사 책임을 묻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폭우가 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배수나 시공 문제보다는 자연재해로 봐야 한다”면서 “입주민이 가입한 보험 등을 통해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악천후에는 당연히 건설현장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면서 “현재 건설 현장에는 배수 펌프와 대형 방수포를 설치하고 비상체제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시공이 끝난 아파트의 경우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의적인 책임에서 할 수는 있겠지만, 건설사가 책임을 지고 (하자보수나 보상 등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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