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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자산운용, 펀드 직접판매 반년새 180% '쑥'…1위 미래에셋 추격
작년 5월 펀드 직판앱 '파인' 출시…개인 접근성↑
은행·증권사에 손 안벌린다…직판 비중 27%
2022-08-05 06:00:00 2022-08-05 0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한화자산운용이 직접 판매한 공모펀드 잔고가 반년 새 약 2.5배 증가하면서 직판 1위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의 펀드 판매는 줄어든 반면 운용사들이 직접 판매하는 펀드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한화자산운용이 직접 판매한 공모펀드 설정 규모는 2조5010억원이다. 이는 작년 말 8951억원에서 179% 급증한 수준이다. 이는 은행과 증권사들의 펀드 판매액이 작년 말 대비 각각 3조3000억원, 2조3000억원어치 줄어든 것과 상반된다.
 
운용사 중에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공모펀드 직판 규모가 3조1124억원으로 가장 많다. 2위는 지난 4월까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차지였으나, 한화자산운용이 빠르게 직판을 늘리며 현재 한투신탁운용을 약 4000억원 가량 앞서고 있다. 이 밖에 메리츠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등도 펀드 직판 규모가 늘었다. 
 
한화자산운용는 자사 펀드(공·사모 전체)의 직판 비중이 27%에 달한다. 작년까지는 계열 증권사 한화투자증권을 통한 판매 비중이 가장 컸으나 작년 4분기에 처음으로 직판 비율이 19%를 넘으면서, 한화투자증권 창구를 통한 판매 잔고를 뛰어넘었다.
 
자산운용사는 통상 펀드 운용과 설계를 직접하지만 판매는 대중 인지도가 높은 은행이나 증권에 넘긴다. 접근성이 높은 대신 유통망을 한차례 더 거치는 만큼 수수료가 다소 비싸진다는 단점이 있고 직원이 직접 펀드 운용 주체가 아닌 만큼 설명이 충분하지 않을 리스크도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판매 수수료를 0%로 낮추고 디지털 금융환경에 익숙한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5월 펀드 직판 모바일 앱 파인(PINE)을 출시했다. 코로나 이후 주식 직접 투자 등 직접 비대면을 통해 투자하는 것이 익숙해진 개인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파인앱의 준회원 수는 7만2271명, 정회원은 1만6245명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66%, 667% 증가했다. 계좌 수는 3305개에서 2만5874개로 늘어났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 투자가 펀드 시장에 자리잡은 것도 한몫하고 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스스로 펀드 상품과 수수료를 비교해보며 가입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운용사 직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특히 지난해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실시되며 펀드 판매 관련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프라인 창구를 찾는 대신 비대면 가입을 선호하는 개인들이 늘어났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운용사와 일반 소비자가 직접 만나는 직판 채널은 정보의 비대칭 '판매사 리스크'가 없고, 펀드 전문가인 운용사가 시장상황과 투자자에게 적합한 펀드를 직접 선별해 제공한다는 이점이 있다"며 "또한 가장 저렴한 보수를 책정했기 때문에 장기 투자시 큰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인에는 100개가 넘는 한화자산운용 펀드 중 11개 펀드가 탑재됐다.
 
한편 펀드 직판 선두업체인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방 거점 영업점인 '펀드 익스프레스'를 통해 직판 잔고를 꾸준히 늘리고 있으며, 후발주자로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이 온라인 앱을 통해 펀드 직판에 나섰다. 작년 금융당국은 공모펀드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온라인 펀드 판매 채널 확대를 과제로 삼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기존 창구 중심 판매보다는 온라인 및 직접판매 채널 활성화 등 판매채널의 개선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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