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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중재법TF’ 탐방)”중대재해 위기, ESG 관점으로 극복해야”
"법적 대응 못지 않게 임직원·유가족 신뢰 중요"
"위기 극복 과정서 기업가치 높이는 게 바람직"
"실질적 예방 위해서는 '현장 고충' 파악이 필수"
"현행법 개정 필요하지만 충분한 논의가 먼저"
2022-08-03 06:00:00 2022-08-03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법무법인 지평의 중대재해대응센터는 로펌업계에서도 산업안전·중대재해 관련 법리 해석에 정통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센터장인 오자성 변호사와 권창영 변호사를 중심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주석서를 냈고, 검사 출신 윤상호 변호사도 중대재해처벌법 해설서를 집필했다. 이 같은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던 건 산업안전 사건을 다수 맡으며 역량을 쌓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지평 중대재해대응센터의 설명이다.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분야와의 연관성을 강조하는 점도 지평의 특징이다. 오 변호사와 윤 변호사, ESG센터 컴플라이언스 팀장을 맡고 있는 민창욱 변호사를 만나 중대재해법 대응 방안에 관해 들어봤다.
 
국회 발의로 중대재해처벌법 개정안이 벌써 나왔다.
 
윤상호 변호사=중대재해법과 시행령이 급하게 만들어진 면이 있어서, 구체적인 부분에서는 미흡한 점이 있다. 경영책임자가 안전 조치 구축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구축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이 명확하지 않다. 가이드라인을 줄 경우 그 가이드라인만 지키면 책임을 면하게 되는 양상이 될 수 있다 보니, 당사자의 자율적 판단에 맞춰 가이드라인 이상의 안전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하겠다는 배경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안전과 관련된 문제인 만큼 그런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탓에 개정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다만 다소 시기상조라는 느낌도 없지 않다. 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로 드러난 문제점이 뭔지, 또 어떤 방식으로 법을 고쳐야 할지 충분히 논의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개정안이 이런 과정을 충분을 거치지 않은 점은 아쉽다.
 
민창욱 변호사= 고용노동부는 안전·보건 전담 조직이 안전 보건 업무만을 맡아야 한다는 취지로 현행 법령을 해석하고 있다. 기존 기업에서는 환경과 안전이 연관된다고 봐 환경안전팀(EHS·Environment, Health and Safety)을 조직하곤 했는데 노동부 해석에 따라 환경 관련 업무를 별도로 분리시키고 안전·보건 전담 조직은 환경에 관한 문제는 다루지 않도록 하는 경향도 생겨났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상 화학물질 규제나 화학물질관리법 등 환경과 안전·보건 업무가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 일선 현장에서 혼선이 없도록 법률과 행정해석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사고의 고의성을 따지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면책 여지를 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름이 처벌법인데 법 위반한 경영책임자에게 도피처를 열어주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나올 수는 있다. 그러나 중대재해법은 형사법이기 때문에 고의성이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게 당연하다. 
 
사실 그동안 산안법도 실무상 과실책임처럼 운영이 됐고, 더 정확히는 고의나 과실이 없어도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결과책임 방식으로 법이 적용되는 면이 없지 않았다. 중대재해법도 그렇게 될 우려가 있지만, 중대재해법 자체의 문제점, 또 노동부 입장 등을 보면 고의범에 한해 처벌하는 식으로 법이 운영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중대재해법 제정 이후 기업들 인식은 어떤가.
 
=인식 변화는 확실히 있다고 느낀다. 그간 안전관리자 등 안전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은 사내에서 큰 주목을 받는 곳은 아니었다. 그러나 중대재해법이 시행되면서 각 기업의 대표가 안전보건 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안전보건 업무 조직을 기업 대표 직속으로 승격하기도 하고 인원을 충원하기도 한다. 자문을 하는 과정에서, 안전보건 담당 조직 구성원들이 전보다 업무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사고 발생 통계를 보면 중대재해법이 사고 예방에 실효성이 있는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지만, 기업 내부적인 인식 변화는 분명히 생겼다.
 
=다만, 사고 감소는 시간이 걸릴 거다. 기업 경영진에선 중대재해사고에 관해 인식 변화가 생겼는데 근로자들 등 기업 내부로 인식의 변화가 퍼지고 스며드는 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대기업이나 공기업은 중대재해법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중견·중소기업은 아직 전폭적인 대비는 부족하는 등 차이도 있다. 그러나 온 국민이 꾸준히 관심을 갖는다면 사고가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산업안전·중대재해팀에서 중대재해대응센터로 바뀌며 달라진 점은.
 
=기존 산업안전·중대재해팀이 있었던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는 중대재해법이 시행 전이었기 때문에, 사고 대응보다는 사고예방과 자문 위주로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수사대응에 본격적으로 무게를 실어야 하는 시기가 됐다. 센터 개편은 이에 따른 것이다. 최근 박정식 전 서울고검장도 지평 대표변호사로 합류한만큼 우리 센터의 수사대응 역량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다.
 
중대재해 사고 발생 시, 지평 중대재해대응센터의 전반적인 대응 과정은.
 
=사고가 발생하면 우선 현장에 출동한 후 기업의 안전 담당 부서 등 기업 측 담당자를 만나 심리적으로 동요하지 않도록 지원한다. 사고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역할이겠지만, 심리적 안정 관리도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사건의 내용도 함께 파악한 후 원인을 진단해 대응 방안을 구상한다. 이후 경찰이나 노동청 등 수사기관이 조사나 압수수색을 할 때 참여하거나 의견을 제시하고 기소 후 변론까지 종합적으로 전략을 짠다.
 
지평은 ESG경영 측면에서의 중대재해 대응을 유독 강조하고 있다.
 
=중대재해는 두 가지 측면에서 ESG 경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하나는 대응이다. 사고 발생 시 단순히 수동적으로 수사에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현장의 임직원과 유가족, 시민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기업 안팎 이해관계자들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현장은 위축되기 마련이고, 서로 책임을 추궁하고 회피하는 과정에서 올바른 상황 판단이나 결정을 내리지 못하게 될 수 있다. 기업이 중대재해라는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ESG 관점이 필요할 수 있다. 중대재해의 경우 특히 사고 후 수일 이내인 초기 대응 시 경영진의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중대재해를 실질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도 ESG 관점이 필요하다. 중대재해를 가장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방법은 안전보건에 관한 현장 직원들의 고충에 귀 기울이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의사결정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형식적으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회의록에 종사자 의견을 수렴했다는 기록을 남기는 것도 좋지만,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또는 협력업체 협의회를 열기 전에 위원들이 어떤 절차를 거쳐 안전보건 의제를 취합하고 선정했는지, 내·외부 구성원들이 안건을 제기할 방법과 조직 문화가 충분히 갖춰져 있는지, 경영진이 취합된 안건을 두고 어떤 절차를 거쳐 비용 투자와 개선조치를 결정하는지 등이 더욱 중요하다. 안전보건 경영체계 또는 컴플라이언스시스템이 현실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데에 ESG 관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오자성 변호사=이처럼 ESG 측면에서 중대재해 사고 대응의 중요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중대재해대응센터가 ESG센터와 서로 협력하고 있다. 중대재해가 중심이 돼 사건에 대응할 때는 ESG센터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협업하고 있다. 
 
지평이 강조하고 싶은 강점은
 
=이전이 산업안전보건법의 시대였다면 올해부터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시대다. 우리는 산업안전보건법의 시대부터 산업안전 사건에 관심을 갖고 연구, 수사해온 구성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이론뿐 아니라 실무 경험도 풍부하다. 전문성에 기반한 맨파워가 우리의 강점이다. 
 
(왼쪽부터)민창욱 변호사와 오자성 변호사, 윤상호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지평)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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