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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락내리락' 디지털자산…내재가치 두고 갑론을박
미국 증시 상승세로 비트코인 소폭 반등…변동성 우려는 여전
"과대평가된 자산에 불과" VS. "상승 잠재력 있다"…대체자산될지 주목
2022-07-09 09:00:20 2022-07-09 09:00:20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인상 후폭풍에 극심한 하락세를 보였던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이 최근 들어 다시 소폭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발생한 루나·테라USD 폭락 사태에 따른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이탈 행렬 또한 여전히 시장에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침체기를 벗어나 대체자산으로서 위상을 가질 수 있느냐를 두고 글로벌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8일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7.77% 이상 상승해 2만2085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에 이어 시가총액이 두 번째로 큰 이더리움도 1255달러로 전날보다 6.14% 이상 올랐다. 지난달에만 40% 가까이 하락하며 12년만에 최악의 한 달을 보냈던 비트코인이 이달 들어 처음으로 2만1000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이는 물가 상승 우려 완화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다 미국 증시 상승세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변동성은 아직 끝나지 않은 리스크다. 비트코인 상승세는 일시적일 뿐 다시 인플레이션 위험이 크게 부각되면 급격한 가격 하락추이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가상자산 중개업체 보이저 디지털이 최근 파산보호 신청을 하는 등 가상자산 관련 회사들 다수가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인 점도 부담이다. 이에 앞서 지난 주말엔 암호화폐 대출업체 셀시우스가 파산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암호화폐 시총 1위인 비트코인의 경우 한때 금과 달러의 대체재로 급부상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내재가치에 대한 비관론이 힘을 받고 있다. 국내외 경제·IT 부호 및 전문가들은 가상자산(디지털자산)이 화폐나 금과 같은 대체자산 지위를 가져갈 수 있느냐를 두고 제각각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가상자산의 급격한 변동성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던 스테이블 코인마저 루나·테라 사태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디지털자산의 가치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지는 모습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는 가상자산과 NFT(대체불가능토큰)에 대해 "사기"라고 비난한 바 있다. 뉴스매체 테크크런치 콘퍼런스에 연사로 참석한 그는 "사람들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기만 한다면 투자자들은 가치가 없거나 과대평가된 자산으로 돈을 벌 수 있다"면서 "더 큰 바보 이론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줄곧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온 바 있다. 지난해 그는 "비트코인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너무 위험하고, 코인 채굴로 인한 환경 피해가 크다"며 긍정론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미국의 유명 수필가이자 경제학자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이달 초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이 여전히 싸다'고 말했던 나이브 부켈레 엘셀바도르 대통령을 비판했다. 현재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라틴아메리카 최빈국 엘살바도르는 암호화폐 가격 하락의 여파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몰린 상태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 전쟁 등에 대해 헤지(위험회피) 역할을 못하는 비트코인은 10만달러로 올라도 실패한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월가의 전설적인 투자자이자 미국 금융 기업 '에델만파이낸셜엔진' 창업자인 릭 에델만은 꾸준히 비트코인의 낙관론을 펼쳐오고 있다. 최근 그는 "비트코인은 가격이 70% 이상 떨어지는 약세장을 이미 7차례 경험했지만 다시금 늘 부활했다"면서 "비트코인 지난 4년 투자 수익률은 7배에 달한다. 아마존, 애플,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도 초창기에는 엄청난 주가 변동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샘 뱅크만 프라이드 CEO는 지난 6일 CNBC 인터뷰에서 "가상자산 업계 지원을 위해 20억달러(약 2조 6120억원) 이상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2만달러 선에서) 안정됐다는 것은 가격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뜻이지만, 향후 가상자산 시장 추이는 거시경제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주요 금융기관에선 비트코인의 지속적인 시세하락에도 장기적으론 반등 가능성이 있다면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JP모건의 가상자산 애널리스트인 니콜라스 파니기르초글루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최근 비트코인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당한 수준의 상승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부동산 투자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면서 가상자산과 헤지펀드가 더 선호되는 대체투자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앞으로 시세 반등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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