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잡학사전)식도암 수술 사망률 '제로' 시대
평균 수술 후 사망률 3%대…"새로운 삶 기회"
입력 : 2022-07-06 06:00:00 수정 : 2022-07-06 06:00:00
김용희 서울아산병원 식도암센터장(왼쪽 아래)이 식도암 환자에게 다빈치 로봇을 이용한 식도 절제 수술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식도암 수술은 암이 있는 식도를 제거하고 위나 장을 이용해 식도를 재건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절개 범위가 워낙 넓고 고령 환자가 많아 수술 후 합병증과 감염에 의한 사망 위험이 큰데, 작년 한 해 서울아산병원에서 식도암 수술로 인한 사망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대기록이 달성됐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폐식도외과)는 지난해 177명의 식도암 환자에게 식도 절제 및 재건 수술을 시행했으며, 수술 후 한 달 이내에 사망한 환자가 아무도 없어 수술 사망률 0%를 기록했다고 최근 밝혔다. 수술 사망률은 전체 수술 환자 중 30일 이내 사망한 환자의 비율을 뜻한다.
 
전 세계적으로 식도암 수술을 연간 30례 이상 집도하는 병원이 드문 상황에서 한 해에 200례 가까운 수술을 하면서도 사망자가 나오지 않은 병원은 서울아산병원이 유일하다. 이와 관련, 병원 측은 식도암 수술 건수로 세계 상위에 속하는 병원조차도 수술 사망률이 평균 10% 내외인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라고 강조했다.
 
식도암은 위치에 따라 경부식도암, 흉부식도암, 위-식도 연결부위 암으로 나눌 수 있으며 암의 조직형에 따라 편평상피세포암, 선암, 평활근 육종, 횡문근 육종, 림프종, 흑색종 등으로 구분한다.
 
식도암 수술은 다른 암 수술에 비해 매우 까다롭다. 암 조직이 있는 식도를 잘라낸 다음 위장이나 소장, 대장을 이용해 식도를 만들어 원래 식도의 남은 부분과 연결해야 한다. 수술에는 평균 8~12시간이 소요되며, 기존에 식도암 수술 병력이 있는 복잡한 경우에는 최장 26시간까지도 걸린다.
 
특히 식도암 수술은 가슴과 배, 때로는 목 부위까지 광범위하게 절개해야 해 암 수술 중 수술 범위가 가장 넓다. 이로 인해 통증과 감염, 폐렴 등의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 수술 사망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60~70대 이상 고령 환자들에게는 2~3개의 수술을 동시에 받는 것 같은 큰 부담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서는 수술 기법과 수술 후 환자 관리 측면의 개선이 이뤄지면서 3% 안팎의 수술 사망률을 보이고 있다. 다만 다른 부위의 수술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로 인식된다. 
 
그럼에도 식도암 치료에선 수술적 치료가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다만 경우에 따라서는 방사선요법과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하는 복합적 치료도 실시된다.
 
우리나라에선 림프절 청소술을 충분히 하는 식도절제술이 주류(표준적 수술)다. 점막에만 머무른 암의 경우에는 내시경에 의한 점막절제(EMR)를 실시할 수도 있다. 수술이 가능하다고 판단된 경우에는 표준적수술에 방사선, 항암화학요법 등을 병용하는 복합적 치료를 실시한다.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와 수술에 따르는 위험이 큰 경우에는 방사선요법이나 항암화학요법, 또는 식도발거술 등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는 넓은 절개 범위에 따른 흉터와 통증,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로봇이나 흉강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을 시행했다. 로봇으로 수술을 하면 가슴과 복부에 1㎝ 이하의 구멍을 4~5개 정도만 내기 때문에 환자가 느끼는 고통이 줄어들고 회복 기간도 단축된다. 지난해 통계를 보면 식도암 수술 환자 177명 가운데서도 110명(62%)이 다빈치 로봇을 이용한 수술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로봇 수술은 식도암 초기이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에게 적용한다. 서울아산병원은 아시아에서 식도암 로봇 수술을 가장 많이 시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10여년간 다양한 병기의 식도암 환자들은 물론 항암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도 로봇 수술을 안전하게 실시했으며, 우수한 수술 결과를 국내외 여러 학회를 통해 발표했다.
 
병원 측은 이러한 수술 성과 뒤에 여러 진료과 간 긴밀한 협진 시스템이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식도암 치료는 흉부외과를 비롯해 위장관외과, 대장항문외과, 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내과,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의 의료진 간 협진이 필수다.
 
서울아산병원은 "20여년 전 국내 최초로 식도암 통합진료를 시작하며 환자 맞춤형 수술 방향을 세우고 체계적인 중환자 관리를 시행해 수술 사망률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김용희 서울아산병원 식도암센터장은 "다른 암에 비해 식도암 수술 사망률이 월등히 높은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식도암 수술 사망률 0% 기록은 놀라운 성과"라며 "그만큼 고령의 식도암 환자들이 안전하게 수술을 받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진료과 간 유기적인 협진 시스템을 바탕으로 식도암 환자들에게 수준 높은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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