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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도사' 자처한 이종호 장관, 현장 행보 박차
대통령부터 국민까지…대상 불문 반도체 중요성 설파
실무 감각 겸비한 교수 출신…"현안 파악 빨라"
2022-07-03 08:00:00 2022-07-03 08: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우리나라는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고 기술경쟁력도 높다. 반면 나머지 반도체 기술은 상대적으로 열위다. 인력 역시 모든 반도체 산업이 다 부족하다. 초격차를 위해서는 인재 중요성이 큰데, 인재 양성 전략을 선진화하고 인재양성 사다리 프로그램을 통해 질적 성장도 이뤄야 한다."
 
지난달 24일 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공무원과 국민들을 대상으로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의 일성이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50여일간 이 장관은 이날처럼 한결같이  '반도체 전도사'를 자처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양자기술 산업화 성과발표 및 미래양자융합포럼 1주년 기념식' 에 참석해 윤천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부터 '양자정보통신 및 센서기술' 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이 장관은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5월, 당시 국민의힘에 입당 전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에 반도체 '특별 과외'를 해줬던 것이 계기가 돼 지난달 초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와 국민의힘 의원총회 등에서 연달아 반도체 강의에 나섰다. 참석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직접 반도체 웨이퍼와 포토마스크를 들고 설명하는 모습은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혔다. 이 외에도 이 장관은 첫 번째 현장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퓨리오사를 방문하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의원들과 삼성전자 평택 공장을 찾는 등 반도체에 진심인 행보를 지속해왔다. 그의 첫 정책이 'AI 반도체 산업 성장 지원대책' 인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반도체 이외 분야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출연연구기관장들과 만나 초격차 전략기술 확보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하는 한편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과도 만나 자율 규제를 통해 보다 자유로운 경영 환경을 약속했다. 미래 유니콘 기업들과는 디지털 경제 패권 국가로 성장하는 데 중심 역할이 돼 주길 격려했다. 이달 중에는 통신3사 CEO들과 한 리에 모여 주파수, 중간요금제 등과 관련한 현안을 나눈다. 
 
이 장관은 학자 출신임에도 실무 감각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서울대 반도체연구소의 살림을 도맡아 해온 데다, 특허 기술을 놓고 대기업과 송사를 벌인 경험도 있어 연구실에만 있던 학자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과기부 고위 관계자는 "다양한 현안들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숙지하고 있다"며 "모든 분야를 적극적으로 파악하려 한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예기치 않은 논란에 직면했다. 표절 시비가 붙은 서울대 윤성로 교수 연구팀의 논문에 이 장관의 아들도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린 까닭이다. 현재 서울대는 총작 직권 조사에 착수해 연구진실성위원회에 특별 조사를 요청했으며, 과기정통부는 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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