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검사 6명, '검수완박 법안' 권한쟁의 심판 청구
법안 공포된 지 49일만…효력정지 가처분도 함께 신청
"법률 개정 절차 위헌성 명백·국민 기본권 침해 심각"
"민주당, 위장 탈당으로 안건조정 논의 원천적 봉쇄"
"고발인 이의신청권 배제, 검사 공소기능 사실상 박탈"
입력 : 2022-06-27 17:14:48 수정 : 2022-06-28 19:21:18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법무부가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 청구와 법안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지난 5월9일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이 공포된 지 49일만이다.
 
법무부는 27일 "입법 과정과 법률 내용의 헌법 합치 여부를 심층 검토한 결과, 법률 개정 절차의 위헌성이 중대하고 명백하며, 법률 개정 내용도 주권자인 국민 기본권의 심대한 침해를 초래하는 위헌적인 것으로 판단돼 헌법상 절차적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회복하고, 국민 기본권 보호를 위한 형사사법체계의 정상화를 위해 국회를 상대로 헌법재판(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위헌적인 법률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있기도 전에 먼저 시행되어 국민 권익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기 위해 개정 법률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7일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논란이 됐던 청구인으로는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김선화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검사장) 그리고 일선 검사 5명 등 총 7명이 나섰다. 
 
법무부가 내세운 권한쟁의 심판 청구사유는 절차적 하자와 검찰 수사 및 공소기능에 대한 심각한 제한 등 두 가지다.
 
법무부는 청구서에서 "대의 민주주의 핵심가치는 오로지 '수'의 우월만이 아니라 합리적 토론을 거쳐 형성된 다수의 의사에 따르는 '실절적 다수결의 원칙'이나 이 사안에서는 입법과정의 합리적 토론 기회가 봉쇄되고 실질적 다수결 원칙이 무시됐다"고 주장했다.
 
절차적 하자에 대해서는 민형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무소속)의 '위장탈당' 논란이 우선적 위헌사유로 지목됐다. 법무부는 "상임위(법사위) 단계에서 소수 의견이 실질적으로 개진되도록  대화와 타협에 의한 의사결정을 추구하는 안건조정 절차가 이른바 ‘위장탈당’을 통한 안건조정 논의 봉쇄 등으로 인해 무력화됐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링을 무력화 한 이른바 '회기 쪼개기'도 위헌사유로 주장했다. 법정회기 기간이 30일이지만, 회기 결정 제도를 악용해 4월27일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당일 24시에 회기가 종료되도록 의결됐고 3일 후인 같은 달 30일 새로운 회기가 열리면서 그날도 24시에 회기가 종료되도록 의결함으로써 국회 내 소수자의 '제한 없는 반대 토론(필리버스터링)' 기회가 사실상 봉쇄됐다는 것이다.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추진하지 않기로 한 형사소송법상 '고발인의 이의신청권 배제'를 본회의에서 개정안에 포함해 포함시킨 것에 대해서도 법무부는 "본회의 상정안과 직접 관련이 없는 법은을 수정동의안으로 제출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국회법을 어김으로써 국회 심의과정의 근간을 저해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검수완박 법안'의 내용적 위헌 여부에 대해 "위헌적 절차를 통해 개정 법률안은 국민을 위해 행사되어야 하는 검찰의 수사와 공소기능이 심대하게 제한되고 헌법이 예정하고 있는 형사사법 체계가 훼손돼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에 위반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개정법으로 직접 수사가 추가로 금지될 범죄 유형은 공직자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 관련 범죄다. 법무부는 "직접 수사가 금지된 부분은 경찰 수사를 무조건 선행해야 하는데 경찰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이를 바로잡는 데에 한계가 있고, 절차 지연으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도 침해된다"고 우려했다.
 
또 "경찰 수사가 먼저 진행된 경우 범죄가 성립한다고 경찰이 판단한 사건만 검찰로 송치된다"면서 "경찰이 송치하지 않는 사건은 검사가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할 수조차 없어 범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법률전문가에 의해 받을 기회가 상당 정도 제한된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특히 "개정 형사소송법상 '고발인의 이의신청권 배제'는 검사의 공소기능을 사실상 박탈하는 것으로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도 명백히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고발인이 이의신청을 하면, 검찰로 송치된다. 이후 검사의 공소제기 판단에 따라 항고와 재항고, 예외적으로 재정신청을 통한 법원의 판단까지도 받는다. 
 
그러나 개정법에 따르면,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해 검사가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법무부는 "이는 고발인에게 명백히 불평등한 상황을 초래하여 헌법상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무부가 이날 청구한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은 앞서 국민의힘이 앞서 제기한 헌법재판 청구와는 다른 것이다. 법무부 청구내용은 '검사의 수사 및 공소기능 제한으로 국민의 기본권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유상범·전주혜 의원은 지난 4월29일 "국민의힘 의원들 개개인이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당했다"며 박광온 법사위원장과 박병석 국회의장을 피청구인으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이 사건은 현재 헌재에 계류 중이다. 
 
헌재는 법무부가 신청한 '검수완박 법안 효력정지 신청'에 대해 먼저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효력이 정지되지 않으면  '검수완박 법안'은 오는 9월10일 시행된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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