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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름·혜택 그대로 베껴"…비씨카드, 타사 상품 무더기 표절
BC카드 신상품 3종, 씨티카드와 판박이
씨티 출신 임원 영입 …인력·고객 유치 혈안
"모방 아닌 표절"…도가 지나친 마케팅 지적
2022-06-09 06:00:00 2022-06-09 09:52:28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BC카드가 씨티카드의 상품과 이름과 혜택을 표절한 신용카드를 출시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하고 있는 씨티카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BC카드는 지난달 씨티은행의 카드 업무 담당 임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BC카드가 씨티카드 상품을 표절한 것으로 보이는 신용카드는 △바로BC 클리어플러스 △바로BC 페이백플러스 △바로BC 리워드플러스 등 3종이다. 이 카드들은 씨티카드의 △뉴 씨티 클리어 △씨티 뉴 캐시백 △뉴 씨티 리워드와 이름과 거의 동일하다. 할인혜택과 연회비, 전원 결제 실적 기준도 유사하다.
BC바로 카드 3종. (사진=카드고릴라 웹사이트 갈무리)
  
BC카드의 고객 약관에 씨티카드가 명시돼 있어 표절 논란을 키우고 있다. 해당 카드들의 온라인 상품약관을 보면 PDF 파일명에 모두 '시티일반 바로카드 리플릿'이라고 적혀있다.
 
BC카드가 이달 출시하는 신세계백화점 제휴카드(BC 신세계 카드)도 과거 씨티은행의 '씨티 신세계 카드' 시리즈와 판박이다. 씨티카드는 2008년부터 △신세계 씨티카드 콰트로 △신세계 씨티 리워드 카드 △신세계 씨티 클리어 카드를 잇달아 내놓은 바 있다. 
 
BC카드가 공시한 상품약관에 따르면 신상품 3종 이름은 △신세계 BC 바로 콰트로 플러스 △신세계 BC 바로 리워드 플러스 △신세계 BC 바로 클리어 플러스가 될 예정이다. 클리어 플러스 카드의 경우 할인 혜택과 전월 실적 기준이 동일하다.
 
BC카드 상품약관을 다운받으면 PDF 파일명에 '시티일반 바로카드 리플렛'이라는 파일명이 있다. (사진=BC바로 클리어플러스 상품약관)
  
씨티은행은 작년 10월 국내 시장의 소매금융 철수를 결정, 점진적으로 영업을 중단해왔다. 씨티은행의 카드 부문(씨티카드) 역시 지난 3월 마지막 갱신 신청을 받았다. 씨티카드는 카드 5년 뒤에는 씨티카드를 사용하는 고객이 없어지기에 씨티카드의 분리 매각도 거론된 바 있으나 결국 무산됐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씨티그룹의 국내 시장 소매금융 철수에 따라 씨티카드 고객도 주거래 금융사를 변경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BC카드가 씨티카드와 이름과 혜택이 흡사한 카드를 출시해 무주공산이 된 카드 고객을 끌어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BC카드는 지난달 씨티은행 출신 임원을 영입하기도 했다. 김민권 BC카드 카드사업본부장(상무)은 씨티은행에서 고객프랜차이즈본부장을 역임하면서 카드 부문 파트너사들과의 제휴 사업 등을 담당해왔다.
 
BC카드의 상품 표절이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업권의 상품 모방 및 표절 논란은 때마다 반복되는 이슈다. 신용카드의 경우 다른 카드사가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배타적 사용권'이 적용되지 않는다. 주유카드, 마일리지 등 카드사들의 상품과 서비스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나 업권 차원에서도 규제할 만한 근거가 없는 상태인 셈이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BC카드 본사. (사진=연합뉴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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