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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의 밴드유랑)핑크스웨츠 “내 음악은 사랑의 만월”
27일 ‘서울재즈페스티벌’로 첫 내한
“팬데믹 시기…역설적으로 인간 영혼 강함 느껴”
“K팝 음악은 미디어와 사운드의 진화된 형태”
2022-05-25 15:17:31 2022-05-26 10:16:02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인류는 불안한 미래와 안정이 필요한 시기를 겪고 있죠. 오히려 이런 시기 음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만들어야 하는 욕구가 생깁니다. 어려움에도 앞으로 나아가야 하기에, 희망에 대한 가사를 쓰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2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출신의 R&B 솔(Soul) 팝스타 핑크스웨츠가 본보 기자의 질의에 답했다.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세계와 인류 위기에 온몸을 핑크색으로 휘감고 사랑을 부르는 그의 노래는 의미심장하다.
 
올해 1월 발표한 신보 ‘핑크 문(Pink Moon)’ 수록곡들을 들어보면 사랑에 대한 진실성 있는 구도자 같은 모습이 엿보인다. 부드러운 음색과 가성으로 고음역을 소화하는 팔세토(falsetto) 가창으로 호소력을 지닌다. “핑크문은 사랑의 만월을 의미합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이겨낼 수 있는 가득 찬 사랑을 뜻하죠.” 
 
컴퓨터 악곡으로 편성한 R&B 소울 기반의 로파이 펑크(Funk), 여기에 리얼 악기로 기타와 드럼까지 주무르며 아름다운 선율을 입혀낸다. 캔디처럼 달콤하다. “제 음악은 모던합니다. 스릴 넘친다기보다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롤러코스터의 느낌을 내보고자 했습니다.”
 
 2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출신의 R&B 소울 팝스타 핑크스웨츠. 사진=워너뮤직코리아
 
‘최악의 순간에도 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라는 가사의 대표곡 ‘at my worst’는 한국에서도 특히 인기가 많다. 그는 “오히려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시기 동안 인간의 영혼이 얼마나 강한지 느꼈다”며 “사랑과 행복 같은 보편적인 소재에 관한 음악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공감해주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미국 필라델피아(‘이웃애의 도시’) 출신이며, 발렌타인데이날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핑크색 바지를 즐겨 입어 생긴 별명이 그대로 활동명이 됐다.
 
“핑크라는 것이 ‘저를 틀에 가두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물론 있습니다. 핑크라는 이미지가 모든 사람에게 어필 하지 않을 수 있잖아요. 사랑이란 것이 그런 것처럼. 그러나 슈퍼맨이 두르는 망토처럼 핑크는 제게 힘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소외되고 존재감 없는 사람조차도 눈에 확 띄게 해주는 힘이 있죠.”
 
다섯 살 때 교회 드럼 키트 앞에 앉아 음악을 시작한 핑크스웨츠는 고등학교 졸업 후 필라델피아 내 '시그마 사운드 스튜디오(Sigma Sound Studios)'에서 음악에 몰두했다. 1968년 레코딩 엔지니어 조셉 타시아(Joseph Tarsia)'가 세운 이곳은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음반 녹음 스튜디오다.
 
2018년 녹음한 첫 EP '볼륨(Volume 1)' 수록곡 '어니스트(Honesty)'가 미국 레코드 협회(RIAA)로부터 플래티넘 인증을 받으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작년 발매한 첫 정규 앨범 '핑크 플래닛(PINK PLANET)'을 통해 평단의 호평을 얻었다. 이 앨범의 선공개 싱글인 R&B 두왑 스타일의 곡 '앳 마이 워스트(At My Worst)'가 2억회 이상의 스트리밍 수를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등 유명인사들이 소개하며 유명해졌다. 한국에서는 방탄소년단(BTS) 정국, 손흥민 같은 이들이 그의 음악을 즐겨듣는다고 자처했다. 지금까지 R&B 싱어송라이터 크러쉬, 아이오아이 출신 전소미, 그룹 세븐틴 멤버 조슈아·도겸과 협업했다. 26일엔 그룹 피원하모니와 협업한 '가타 겟 백(Gotta Get Back)'을 음원사이트에 공개한다.
 
“저는 K팝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미디어와 사운드의 진화된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영악하지만 한편으론 밝고 완벽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제가 추구하는 음악의 이상적인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25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출신의 R&B 소울 팝스타 핑크스웨츠. 사진=워너뮤직코리아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갖는다. 오는 27일 ‘서울재즈페스티벌’(잠실 올림핑공원 88잔디마당) 간판 출연진(헤드라이너)로 선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내한하는 유명 해외 뮤지션이라 더 주목받고 있다.
 
이날 핑크색 옷을 입고 온 손으로 하트를 그렸다. "한국식 전통 바비큐를 먹고 싶다"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도 했다.
 
“이번이 첫 방문이지만, 다음에는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오고자 합니다.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올해 안에 다시 찾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무대에서는 즉흥적으로 공연하는 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 당일 느낀 대로, 떠오르는 뭔가를 보여드리지 않을까 합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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