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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제주삼다수 '완전 자동화'…"1초에 21병" 생산
2018년 가동한 제주삼다수 핵심 기지 '스마트 팩토리' L5 가보니
카메라 16대, 불량품 잡아…포장 공정 2열로 나눠 비상상황 대비
2022-05-23 14:00:00 2022-05-23 14:00:00
제주삼다수 스마트 공장인 L5 생산 라인을 견학할 수 있는 견학로 입구. (사진=유승호 기자)
 
[제주=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국내 생수시장을 두고 브랜드 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업계 1위 제주삼다수가 시장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제주개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제주삼다수의 시장점유율은 42.5%로 전년 대비 1.9%포인트 상승했다.
 
제주삼다수가 시장 지위 1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배경에는 제주삼다수의 생산라인이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제주시 조천읍 한라산 자락에 위치한 제주삼다수 공장은 L2, L3, L4, L5 등 총 4개 생산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L5는 2018년 가동한 스마트 공장으로 제주삼다수의 핵심 생산기지로 꼽힌다.
 
지난 20일 제주삼다수 스마트 공장 L5를 방문해 제주삼다수가 생산되는 전 과정을 살펴봤다. 제주개발공사는 일반인 등 관람객이 제주삼다수 제조과정을 한 눈에 살펴보고 이해하기 쉽도록 견학로를 만들었다.
 
견학로 투어는 총 20분이 소요된다. 정수실부터 제품생산 공정, 포장 및 출고 등 공정별 설명 영상 코스까지 이어진다. 제주삼다수는 취수·정수, 자외선 여과, 프리폼 제조, 병뚜껑(캡) 제조, 페트병 세척·충진, 검사, 포장·출고 순으로 생산된다. L5에서는 이 과정이 모두 무인 완전 자동화로 이뤄진다. 공장 내 직원은 자동화 시스템의 설비 점검을 위한 최소 인력으로만 배치된다.
 
강경구 제주개발공사 R&D혁신센터 센터장은 “L5 공장은 스마트 팩토리로 제품 생산 전 과정이 완전 자동화로 이뤄진다. 설비 관리·감독 인원들만 최소화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제품 생산 라인이 돌아갈 때는 인력이 거의 필요 없고 라인을 세적하고 할 때에 사람들이 투입된다”고 강조했다.
 
제주삼다수 스마트 공장 L5 생산 라인 정수실에 놓여있는 저장탱크. (사진=유승호 기자)
 
견학로 입구로 들어가자 견학로 전체 코스 설명 안내판에 이어 바로 정수실이 등장했다. 정수실에는 여러 커다란 은색 저장탱크들이 놓여있었다. 제주삼다수는 취수정에서 원수를 취수한 후에 5번의 여과, 2회의 자외선 살균을 거친다. 이후 원수의 청정함과 천연 미네랄을 그대로 간직한 생수가 저장탱크에 담긴다.
 
정수실을 지나자 프리폼 제조설비와 제병설비가 눈에 들어왔다. 프리폼 과정은 페트병의 모양을 만드는 원료 응용·사출 공정이다. 페트병 원료인 페트를 280도에 달하는 온도로 수지를 녹여 금형에 넣고 모양을 만든다. 프리폼의 형태를 완성하고 틀에서 꺼내는 프리폼 성형, 취출 공정을 거친 후에 검사·적재한다. 
 
강 센터장은 “페트칩을 녹여서 작은 프리폼을 만든 다음에 프리폼을 제병기, 성형기에 넣는다”며 “제주삼다수는 페트병의 원료가 되는 페트칩을 직접 제조해 오염물질의 유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했다.
 
제주삼다수 스마트 공장 L5 생산 라인에 있는 제병 설비. (사진=유승호 기자)
 
이어 캡 제조 공정으로 이어졌다. 캡은 원료를 녹여 금형 틀에 채우는 사출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제주개발공사는 생산 후 즉시 검사를 통해 부적합품을 검출해낸다. 캡 제조 공정 이후에는 페트병 세척·충진 공정이 이어진다. 직접 제조한 프리폼을 가열해 삼다수 페트병을 만들고 세척한 후에 삼다수를 병에 넣고 캡으로 밀봉한다.
 
이 과정은 반도체 공장 관리 수준인 1000 크라스의 공조시스템을 갖춘 클린룸에서 진행돼 청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L5는 제주삼다수 500ml 기준으로 시간 당 7만6000병을 생산 중이다. 이는 1초당 21병씩 생산되는 셈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생산 속도라는 게 제주개발공사의 설명이다.
 
제주삼다수 스마트 공장 L5 생산 라인에서 페트병에 담긴 삼다수가 용량·이물검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삼다수가 채워진 제품은 곧장 용량·이물질 검사를 받는다. 이 때 이물공정 카메라 16대가 병당 36장의 사진을 찍어 세밀히 확인한다. 실제로 견학로를 통해 공장을 취재하던 도중 검사 라인이 한 번 멈추기도 했다. 용량이 기준치 보다 초과한 것이다.
 
강 센터장은 “물의 양이 부족하거나 초과할 경우 시스템이 바로 바로 라인에서 쳐내 불량 제품을 걸러낸다”면서 “이외에도 병목에 생산날짜 등이 정확하게 표기돼 있지 않은 제품도 잡아낸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검사까지 마친 삼다수는 마지막 공정으로 포장·출고 과정을 거친다. 특히 L5는 포장 공정을 2열로 구성했다. 기계 설비가 고장 나거나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라인이 멈췄을 때를 대비한 선제적 조치다. 1열이 고장으로 멈추더라도 다른 1열에서 기존 성능 대비 70% 수준으로 생산이 가능하다는 게 제주개발공사의 설명이다.
 
제주시 조천읍 제주삼다수 공장에서 생산된 삼다수가 육지로 나가기 위해 랩핑돼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포장까지 마무리된 삼다수는 다시 팔레트 별로 묶어 다시 검정 비닐로 한 번 더 랩핑된다. 이때 어느 지역으로 운반되는지 위치 추적을 위해 QR코드를 붙인다. 문제가 생겼을 경우 리콜 등 빠른 조치를 위해서다.
 
지난 20일 제주시 조천읍 제주삼다수 공장 R&D혁신센터 내 물환경연구실에서 한 연구원이 수질 연구를 하고 있다. 앞서 제주개발공사는 지난해 10월 먹는샘물 기업 최초로 국가 공인 '먹는 물 수질검사기관'으로 지정됐다. (사진=유승호 기자)
 
한편 제주개발공사는 이날 R&D혁신센터 내 수질검사 전담부서인 물환경연구실도 공개했다. 물환경연구실은 지난해 10월 제주삼다수가 먹는샘물 기업 최초로 국가 공인 ‘먹는물 수질검사기관’으로 지정되면서 만들어졌다.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 유역을 포함한 제주 지하수에 대한 연구와 수질분석에 매진해 청정 수자원의 보전·관리에 기여하고 도내 수질검사기관과의 협력체계도 갖춰 나갈 예정이다.
 
제주=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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