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제주삼다수, 2030년까지 플라스틱 50% 줄이겠다”
(인터뷰)제주삼다수 창립 멤버…이경호 제주개발공사 기획이사
신규 친환경 공장·'무라벨' 삼다수 그린 앞세워 플라스틱 감축
2022-05-23 14:00:00 2022-05-23 14:00:00
이경호 제주개발공사 이사가 지난 20일 제주시 조천읍 제주삼다수 생산 공장에서 친환경 공장(L6)과 무라벨 생수 ‘제주삼다수 그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승호 기자)
 
[제주=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재생페트(CR-PET·MR-PET), 바이오페트(BIO-HDPE) 등 생산 설비를 갖춘 친환경 공장(L6)을 2024년 완공하고 2030년까지 플라스틱 사용량을 50% 줄이겠습니다.”
 
지난 20일 제주시 조천읍 제주삼다수 생산 현장(공장)에서 만난 이경호 제주개발공사 기획이사는 의지가 가득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이 이사는 제주개발공사 창립멤버다. 1995년 3월 제주개발공사 창립 당시 총무과 차석으로 홍보·전략기획, 인사교육, 먹는샘물 판매·홍보전략 수립을 비롯해 제품 원가계산, 구매팀 업무도 일부 담당했다. 이후 1998년 3월 제주삼다수가 세상에 나왔다.
 
그는 “제주도에서 만들어 육지에 팔아야하는데 남들하고 똑같이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당시 경쟁업체의 생수병이 모두 원형이었는데 차별성을 부여하고 물류비도 줄이기 위해 사각형 디자인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가 제주개발공사에 몸담은 세월이 사반세기를 넘은 가운데 그는 탈플라스틱이라는 또 다른 도전을 마주했다. 탈플라스틱 시대는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그럼에도 이 이사는 자신감과 의지가 드러냈다. 그의 자신감의 원천은 제주삼다수의 무라벨 제품 ‘제주삼다수 그린’과 오는 2024년 완공 예정인 ‘친환경 공장(L6)’이다.
 
제주삼다수 그린은 지난해 6월 출시된 무라벨 생수다. 지난해 말 기준 제주삼다수 그린의 판매량 비중은 제주삼다수 판매량 전체의 30%를 차지했다. 무라벨 생수 시장의 경우 가격 경쟁력을 갖춘 후발 브랜드들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었으나 시장 예측이 빗나간 것이다.
 
이 이사는 “(무라벨 제품은)계급장 떼고 나가 (경쟁)해야 되는 것이어서, 처음 (무라벨 제품을) 내놓을 때 굉장히 고민이었다”며 “저희들은 익숙해서 좀 멀리서 봐도 (삼다수로) 보이지만 일반 소비자들은 (라벨이 없으면)구분하기 조금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들은(타사) 병뚜껑(캡) 색깔로 구분이 되게 했는데 저희도 그런 고민을 했지만 결국 본래 취지에 맞게 무색 병이면 캡도 그냥 무색으로 가는 쪽으로 하고 판단은 소비자들에게 맡겨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이사는 “(삼다수 그린은)온라인에서 많이 팔리는데 온라인에서는 라벨이 있는 것, 없는 것을 선택해서 클릭해 구입할 수 있어서 소비자 시인성, 차별성과는 큰 관계없이 팔릴 수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온라인 시장이 많이 커졌는데 온라인 시장이 커가면서 저희도 쉽게 극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재생페트인 CR페트(왼쪽)과 MR페트(오른쪽). 사진=유승호 기자
 
현재 제주개발공사는 L2, L3, L4, L5 등 총 4개 공장 라인을 운영 중이다. 최초 생산 라인이던 L1은 L2와 라인을 하나로 합치면서 영구 결번이 됐다. 제주개발공사는 신규 생산 라인인 L6을 오는 2024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L6는 제주삼다수 생산 공장 정문 인근에 들어서며 제주개발공사는 L6 건립에 약 1500억원을 투입했다.
 
특히 최근 소비자의 무라벨 생수 수요 증가에 맞춰 친환경 공장(L6)을 ‘2리터 무라벨 생수 전용’라인으로 사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L6에는 재생페트 등 친환경 원료 적용, 캡 친환경 바이오페트(BIO-HDPE) 생산라인 구축 등 친환경 원료설비도 구축된다. 제주개발공사는 올 하반기 L6 입찰을 마무리 짓고 올해 착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이사는 “(L6는)재생페트(CR-PET·MR-PET), 바이오페트(BIO-HDPE)까지 다 적용할 수 있도록 설비들을 갖출 예정”이라면서 “용기 경량화와 디자인 변경을 통해서 해양 플라스틱 사용량 줄일 수 있는 제주삼다수를 만들어 가려고한다”고 말했다.
 
특히 CR페트는 수거한 투명 페트병을 화학반응으로 분해해 만들어진 원료를 사용한다. 반복적으로 재활용해도 식품 접촉 용기의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어 플라스틱 자원 순환 경제 실현을 위한 핵심인 ‘보틀 투 보틀(페트병을 다시 페트병으로 사용하는 형태)’이 가능하다. 제주개발공사는 지난 1월 CR페트 사용 생산 체계 구축을 완료했다.
 
이 이사는 “MR페트를 비롯해서 CR페트까지 제품 생산을 완료했고 시장 테스트도 다했지만 양산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료 수급 등 여러 문제들이 선행돼야하는 만큼 (L6 완공 등)이런 것들에 같이 맞춰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가 공기업이기 때문에 삼다수 (페트)무게를 줄이는 작업, 재생 페트를 써서 플라스틱을 줄이는 작업 등 친환경 정책, ESG 정책을 경영 방침으로 채택하고 있다”며 “어려운 여건이지만 (친환경 제품을) 소비자들이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