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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서울고검장 쓸쓸한 퇴임식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측근…한 때 검찰총장 후보로도
'김학의 전 차관 의혹'으로 기소…비공개 이임식 후 퇴임
2022-05-20 16:28:20 2022-05-23 10:20:44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이성윤 서울고검장이 20일 비공개 이임행사를 끝으로 직에서 물러났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고검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고검 15층 1강의실에서 이임행사를 열었다. 
 
이 고검장은 이임사에서 "그동안 고생하시고 많이 도와주신 서울고검 직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는 내용의 짤막한 인사만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검장은 검찰총장, 대검찰청 차장검사에 이어 직제상 검찰 내 세번째 선임자다. 검찰총장과 고검장인 차장검사의 뒤로 검사장인 기획조정부장이 선임자로 지명되는 대검찰청 내 서열과는 다른 의미다. 이 때문에 통상 서울고검장은 취임과 이임사를 국민에게 공개하지만 이 고검장은 비공개 이임식을 택했다.
 
이성윤 서울고등검찰청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이임식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고검장은 이날 직에서 물러났지만 검찰을 떠난 것은 아니다. 지난 18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받았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부터는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으로 출근한다.
 
이 고검장은 앞서 검수완박 사태가 최고조에 올랐던 지난달 22일 다른 고검장들과 검수완박에 반대하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마음과 같이 검찰을 당장 떠날 수도 없는 형편이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 중인 수사팀에 압력을 넣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무중 비위로 감찰이나 재판을 받고 있는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 78조에 근거해 퇴직이 허용되지 않는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고검장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전북 고창 출신으로 전주고와 경희대를 졸업한 이 고검장은 사법연수원23기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대검찰청 형사부장으로 검사장 승진했다. 이후 대검 반부패부장, 법무부 검찰국장을 거쳐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되면서 승승장구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사태' 때 추 전 장관 편에 섰다. 윤 대통령이 총장에서 물러난 뒤에는 여권에서 후임 검찰총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으로 기소된 뒤에도 서울고검장으로 승진·영전하면서 대한변호사협회와 시민단체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 고검장 후임으로 오는 23일 서울고검장으로 취임하는 김후곤 대구지검장은 경남 남해 출신으로 경동고와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을 25기로 수료한 뒤 서울중앙지검 검사, 창원지검 거창지청장, 수원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대변인, 대검 공판송무부장 등을 역임했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서울북부지검장으로도 근무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 당시에는 준비단장을 맡았었다. 최근까지 김오수 전 검찰총장 후임으로도 유력하게 거론됐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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