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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호황 꺾이고 루나 여파까지…위기의 K코인, 타개책 마련에 고심
클레이튼, 잦은 네트워크 오류·수수료 인상 등으로 이용자 대거 떠나
수수료 조정·중국 시장용 블록체인 구축 등 돌파구 마련에 집중
어닝쇼크 겪은 위메이드, 위믹스 가치 제고 위한 위믹스 3.0 구축 나서
2022-05-22 09:41:10 2022-05-22 09:41:10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국내 가상자산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국내 대표 메인넷으로 꼽히는 클레이튼은 지속적인 네트워크 오류 문제 등으로 주요 프로젝트들이 이탈에 나선 상황이다. P2E(플레이투언) 시장에서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위메이드도 최근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고민이 깊어진 모습이다. 여기에다 암호화폐 테라·루나 사태가 겹치면서 K코인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커진 상황이다. 업체들이 뒤늦게 체질 개선에 나선 가운데, 시장 신뢰도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선 클레이튼은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지난 2019년 출시한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카카오가 만든 블록체인 플랫폼이라 불리며 초반부터 국내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다져왔다. 카카오라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는 점과 함께 비싼 가스비(거래 수수료) 부담이 있는 이더리움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어 생태계 확장이 용이했다. 
 
클레이튼 로고. (사진=클레이튼 트위터)
 
그러나 잦은 네트워크 장애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클레이튼 생태계 확대에 의구심이 짙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주요 프로젝트사들의 탈 클레이튼 행렬이 일어나는 중이다. 
 
클레이튼을 메인넷으로 활용한 국내 NFT 프로젝트인 메타콩즈는 지난달 클레이튼 기반 NFT 프로젝트 중 거래량 1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 메타콩즈는 처리 속도 등 불안정한 네트워크 등에 대한 우려의 시선에 NFT 홀더들을 대상으로 체인변경 투표를 진행했고, 96.7%의 찬성으로 메인넷을 이더리움으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네이버제트와 제휴를 맺고 있는 M2E(무브 투 언) 서비스 코인워크도 당초 클레이튼 기반으로 개발 중이었지만 네트워크 오류 등을 이유로 지난달 탈 클레이튼을 선언했다. 
 
불안정한 네트워크로 인해 해킹에 취약하다는 우려도 나왔다. P2E 서비스를 하는 실타래는 지난 2월 해킹 피해를 입은 것을 계기로 지난달 이더리움으로 메인넷을 변경했다. 앞서 지난 2월에도 가수 선미의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NFT 프로젝트 '선미야클럽' 민팅(발행) 과정에서 클레이튼 지갑 카이카스에 거래(트랜잭션)가 몰려 오류가 발생해 일정이 수차례 변경된 바 있다.
 
게다가 지난 3월 가스비도 30배로 인상하면서 이용자들에게 부담을 줬다는 평가다. 허위거래를 동반하는 봇을 막기 위한 인상이라고는 하지만 이후 거래량 자체가 10분의1 수준으로 줄어들며 다수 이용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이에 클레이튼은 지난 6일 거래 수수료를 250스톤으로 조정했다.
 
클레이튼이 맞닥뜨린 당장의 고민은 탈클레이튼 현상을 막고, 내수형 플랫폼이라는 꼬리표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최근 중국 시장용 블록체인 구축에 나섰다. 클레이튼은 지난 17일 중국 정부가 주도·개발하는 블록체인 플랫폼 블록체인서비스네트워크(BSN)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클레이튼은 BSN을 기반으로 한 공개 허가형 블록체인을 구축하고 이를 충칭체인으로 명명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프로젝트들의 중국 진출을 돕기 위한 파트너십으로, 회사 측은 자체 생태계를 더욱 강화하고 메타버스 개발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위믹스 3.0 티저페이지 공개. (사진=위메이드)
 
지난해 국내 첫 블록체인 게임인 미르4를 선보여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게임사 위메이드는 지난해 위믹스 토큰 대량 매도 사태에 이어 올해 1분기 어닝쇼크를 겪으면서 어려운 국면에 와있다. 게다가 최근 테라·루나 사태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위메이드가 전사적으로 키우는 부문인 위믹스 플랫폼 경쟁력 확대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전반적인 암호화폐 시장의 위축 속 위믹스 가치 또한 지난해 대비 많이 떨어져있는데 더 올릴 구실을 만들기 어려워져서다. 올초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자사 플랫폼 내 100개의 블록체인 게임을 온보딩해 '플랫폼사'로의 도약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장 오는 24일 위메이드는 자체 메인넷 구축을 골자로 한 ‘위믹스 3.0’ 쇼케이스를 앞두고 있다. 앞서 위메이드는 가치가 일정 가격에 고정(페깅)된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20% 연 수익률을 자신하는 등 본격적인 디파이(탈중앙화금융)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유사한 구조를 가진 테라 생태계가 실패하면서 고민이 깊어진 모습이다.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1등 블록체인으로 만든다는 목표 하에 기존 클레이튼에서 위믹스 3.0이라는 독자적 메인넷으로 바꿔 하나의 플랫폼내에서 게임부터 NFT, 금융까지 모두 실현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위믹스를 통해서는 위믹스달러의 가치를 고정시키는 구조로 운영해 다양한 부문에서 쓰임새를 넓혀 가치를 높이겠다는 전략이지만, 테라 폭락 사태로 전세계적으로 규제 움직임이 일고 있는 만큼 이와 구분되는 차별화된 안정적 서비스라는 점을 입증하는 일이 중요해보인다.
 
가상자산 공시 플랫폼 쟁글 관계자는 "(위믹스 3.0이 성공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온보딩되는 콘텐츠 양과 퀄리티"라며 "올해 위믹스가 신뢰를 회복하고 반등하기 위해서는 약속한 100개 위메이드 게임이 온보딩 되고 많은 유저를 위믹스 생태계 내로 유입시켜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클레이튼과 관련해서는 "가스비 인상, 네트워크 안정성 문제로 탈클레이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다만 카카오라는 확실한 채널이 뒤에 있는 클레이튼을 대체할 국내 블록체인이 없는 상황이며, 이미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었던 국내 대기업 게임사들이 클레이튼 기반으로 P2E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클레이튼 생태계가 다시 활성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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