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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높여 대출금리 올리는 은행
수신금리 변동 민감한 '신규코픽스' 취급…금리인상 효과
'신잔액코픽스' 재개 여부 미정…"코픽스, 3월 더 오른다"
2022-01-20 14:40:29 2022-01-20 15:13:32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들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수신금리를 잇따라 높이면서 대출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예·적금 금리는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인 코픽스(COFIX)에 연동하는데,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연동 속도가 빠른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만 판매하고 있어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 중 국민·우리·농협은행은 코픽스를 변동형 주담대 상품의 금리를 산출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다. 예컨대 지난 17일 신규 코픽스가 전달 대비 0.14%p 올랐다고 고시되자 이들 은행은 18일부터 즉각 금리를 0.14%p 올렸다. 신한·하나은행은 코픽스와 자체 조달비용을 반영해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정해 코픽스 변화가 그대로 금리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은행들은 작년 8월 이후 0.50%에서 1.25%로 치솟은 기준금리에 따라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했다. 코픽스도 빠르게 올라 신규 코픽스의 경우 작년 7월 0.95%에서 12월 1.69%로 0.74%p 올랐다. 같은 기간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0.81%에서 1.03%로 상승했다. 신규 코픽스는 시장금리 변동이 빠르게 반영되는 특성이 있는 반면 신잔액 코픽스는 상대적으로 반영이 늦다. 이 때문에 금리인상기에 대출을 받는 차주는 신잔액 코픽스를 지표금리로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문제는 은행들이 작년 말부터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이유로 신잔액 코픽스를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농협은행은 올해부터 변동형 주담대와 전세대출에 신잔액 코픽스 방식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은행 작년 11월30일부터, 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에 신잔액 코픽스 적용을 중단을 결정했다. 두 은행은 올해도 이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금리 인상 효과를 노린 중단이었으나 최근에는 판매 재개 시 한 은행에 고객이 집중될까 우려된다 게 은행 측 주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신잔액 코픽스가 0.50%p 이상 낮다보니 현재 12개월 변동형으로 선택하는 게 차주 입장에서 가장 유리하나 재개하면 대출 쏠림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 재개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다른 은행들도 재개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반응이다.
 
실제 A은행의 12월말 기준 신규 코픽스 기준금리는 1.55%(6개월 변동)로 안내되는데 반해, 신잔액 코픽스는 0.94%로 0.61%p 낮다. B은행은 아예 신잔액 코픽스를 고객들에게 안내조차 하지 않고 있다. 세 은행은 올해도 영업점별 한도 관리를 실시할 정도로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데 구태여 고객을 모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국민은행은 이날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중 마지막으로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0%p로 올렸다. 코픽스는 다음달에도 이에 연동해 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은행들은 최근 예대금리차 지적에 수신금리를 빠르게 조정하고 있는데, 소비자 선택권이 막힌 상황에서 대출금리 인상 효과만 톡톡히 내는 모양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코픽스가 수신금리 변화에 한 달 정도 기간을 두고 후행하는 점에 비춰 3월(2월 기준)에 지금 예·적금 인상이 사실상 반영될 것"이라며 "수시입출금 잔액이 줄고, 정기예금이 느는 것도 인상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코픽스가 일제히 상승한 지난 1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영업점에 대출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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