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간 가장 많이 팔린 해외 출간 한국문학은?
한국문학번역원 최근 5년 한국문학 해외 판매현황 조사
입력 : 2022-01-18 09:31:04 수정 : 2022-01-18 09:31:04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최근 5년 간 해외에서 많이 팔린 한국문학 작품은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 한강의 '채식주의자', 손원평의 '아몬드', 정유정의 '종의 기원'이라는 집계 결과가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원장 곽효환, 이하 번역원)에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번역원 지원으로 해외 출간된 한국문학 총 658종(37개 언어권)에 대한 판매현황 조사를 실시해 492종(30개 언어권, 75%)의 판매량을 파악한 결과다.
 
조사 결과 34종의 작품이 누적 5000부 이상 판매됐고 한강, 손원평, 정유정 작가 등은 출간 이후 3~4년 동안 적게는 2만 부에서 많게는 10만 부에 가까운 판매량을 보이며 꾸준한 해외 수요를 증명했다. 2020년 출간돼 한 해 동안 5000부 이상 판매된 작품도 16종에 달하며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중국어 등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82년생 김지영'은 2020년까지 10개 언어권에서 30만 부 이상 판매됐고, 특히 일본에서는 2018년 출간 이후 2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채식주의자'는 13개 언어권에서 16만 부 이상 판매됐으며 2020년 일본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을 수상한 '아몬드'는 일본에서 9만 부 이상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9개 언어권에서 출간된 '종의 기원'은 포르투갈어판(브라질)이 현지에서 2만 부 이상이 팔려나갔다.
 
독일어로 출간된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은 출간된 2020년 독일 독립출판사 문학상과 독일 추리문학상 국제부문을 수상, 출간 후 1년 내에 5쇄를 찍으며 1만 부 이상 판매됐다.
 
지난해 한 해에만 초판부수(최소 2000부) 이상 판매된 작품들을 살펴보면 언어권(국가)마다 각기 다른 장르 선호도와 관심 분야가 드러난다. 프랑스에서는 추리, 스릴러 등 장르문학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어 서미애의 '잘자요 엄마'(『Bonne nuit maman』, 마탱 칼므, 2020)와 김언수의 '뜨거운 피'(『Sang Chaud』, 마탱 칼므, 2020)가 좋은 성과를 냈다. 
 
독일에서는 힐링 에세이에 대한 관심도 두드러져 혜민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Die Liebe zu den nicht perfekten Dingen』, 스콜피오, 2018)과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In der Stille findet das Glück dich leichter』, 스콜피오, 2020)이 각각 1만5000부와 5000부 이상의 높은 판매 부수를 기록했다.
 
영어권에서는 그래픽노블도 큰 주목을 받았다. 김금숙의 '풀'(『Grass』, 드론 앤 쿼털리,  2019)과 마영신의 '엄마들'(『Moms』, 드론 앤 쿼털리, 2020) 두 작품이 연이어 미국 하비상 최우수 국제도서 부문을 수상하면서 앞으로도 두터운 독자층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중국에서 출간된 이창동의 소설집 '소지'는 영화에 대한 관심이 문학으로 이어진 사례로 출간 이후 5만 부에 가까운 판매량을 보인 것이 눈에 띈다. 이창동 감독이 연출한 ‘박하사탕’, ‘버닝’ 등 영화에 대한 관심이 소설가 이창동과 그의 작품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한국문학의 인기는 해외에서 한 해 200종 이상의 작품이 출간되는 시대가 열린 것과 무관치 않다. 최근 5년 간 번역원 지원으로 해외에서 출간된 한국문학은 127종(‘17년) → 119종(’18년) → 151종(‘19년) → 170종(’20년) → 186종(‘21년)으로 연평균 10%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민간의 대산문화재단이 지원하여 출간되는 종수를 더하면 한 해 200종 이상이 해외 독자와 만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연간 300종의 한국문학이 해외에서 출간되는 시대를 맞이하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5년 간 해외 시장에 많이 판매된 주요 작품 10종 표지. 사진/한국문학번역원
 
최대 판매 작가와 최다 출간 작가가 일치하는 경향도 눈에 띄었다. 한국문학이 세계 문학·출판시장에서 독자적 경쟁력을 증명하며 견고히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번역원의 전체 지원건수 가운데 해외출판사가 한국문학 번역·출판을 일괄 신청하는 비중이 80%에 달한다. 이는 자발적으로 한국문학을 출간하고자 하는 자생적 수요가 확연히 증가했음을 나타낸다. 한국 문학이 '문학한류' 초입에 서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한국문학 저작권을 수출하는 BC 에이전시의 홍순철 대표는 "최근 인기작의 경우 중국 5만 달러, 일본 200만 엔, 유럽 5000유로 이상의 선인세를 제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이는 한국문학이 해외 시장에서 다른 해외 작가와 동일한 수준의 인세를 주고 판권을 사는 자연스러운 수준에 올라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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