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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대출 10명중 4명 '2030'
"신용이력 적어 평가 어려워…신평모델 세분화 필요"
2022-01-10 14:20:22 2022-01-10 14:20:22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저축은행 신용대출 차주 중 20~30대 청년층 등 신용거래이력이 적은 신 파일러(thin-filer·금융 이력 부족자)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차주 10명 중 4명이 청년층으로, 은행권 비중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들은 신용거래이력이 많지 않아 정밀한 신용도 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차주의 잠재리스크를 다각도로 평가한 신용평가 체계의 세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0일 한국신용정보원과 저축은행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저축은행 시장은 지속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그 규모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 저축은행 신용대출 규모는 2020년 말 기준 약 20조원으로, 전체 저축은행 가계대출 중 63%를 차지했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시장은 지난해 4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중금리대출 제도개선방안'에 따라 저축은행의 역할이 확대된 영향이 크다. 금융당국의 정책에 따라 중금리대출 상품이 늘면서 금융소비자가 선택 가능한 대출상품이 종류가 다양해졌다. 여기에 시중은행에서 자금 대출이 어렵거나 생활자금 성격의 급전 대출이 필요한 소상공인 및 서민 등 시장수요가 증가하면서 저축은행 신용대출 시장이 커졌다.
 
눈에 띄는 것은 저축은행 신용대출을 이용하는 차주의 특성이다. 은행업권과 대비되는 특성을 보이는 것 중 하나가 신용거래이력이 적은 신 파일러의 비중이다. 신 파일러 중에서도 20~30대 청년층이 많았는데, 젊은 연령대 비중이 41%로 은행업권 32%와 비교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에 비해 신용거래이력이 많은 40~50대 남성 차주의 비중은 낮았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차주는 소득분위가 상대적으로 낮고 중·저신용자의 비중이 높은 점도 눈에 띈다. 실제 저축은행 신용대출의 절대수가 중신용자(76%) 또는 저신용자(21%)였는데, 중신용자의 비율은 감소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타 업권에 비해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중신용자의 저축은행 신용대출 비율은 2015년 8.2%에서 2017년 12.6%, 2020년 3분기 기준 25.5%까지 확대됐다.
 
3개 이상 금융기관과 거래하는 다중채무자의 비중도 높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차주 10명 중 6명 이상은 다중채무자로, 이들의 비중은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반면 은행의 다중채무자 비중은 30% 이하로, 큰 변동 없이 안정적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저축은행 신용대출 차주들이 신용거래 이력이 많지 않아 정밀한 신용도 평가가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20~30대 청년층의 경우 사회초년생 연령층이다 보니 신용거래 이력이 더욱 적다.  때문에 신용도 평가에서 중간 수준인 4~5등급이 부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같은 이유로 금융권 안팎에서는 저축은행업권 신용대출의 특성이 반영된 신용평가 체계의 세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다정 한국신용정보원 조사역은 "저축은행 신용대출 차주 특성을 고려한 금융서비스 개발 및 신용평가가 필요하다"며 "20~30대 젊은 연령층의 경우 비대면 간편대출, 중·저신용등급자를 위한 생활비 소액대출 등 차주 특성을 감안한 특화된 금융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용평가 모형의 정교화를 위해 금융 뿐 아니라 보건·의료, 환경 등 다양한 데이터의 적극적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저축은행 신용대출 시장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신용대출 차주 중 20~30대 청년층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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