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hy, 신사업 '광폭행보'…현실은 미래 먹거리에서 골칫덩이로?
자회사 부진으로 순이익에 악영향
골프 호황에도 자회사 제이레저 수 년간 적자에 자본잠식
메디컬 부문에 수 천억원 쏟아 부어…성과는 '아직'
입력 : 2022-01-11 09:10:00 수정 : 2022-01-11 09:10:00
이 기사는 2022년 01월 7일 14:4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출처/hy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유통전문기업'으로 새 출발을 알린 hy(구(舊) 한국야쿠르트)가 미래 먹거리를 찾아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서비스 등의 사업을 전개하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지분을 품으며 온라인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다만 그동안 hy가 다각화 측면에서 손댔던 사업들이 적자를 이어가며 자본잠식을 벗어나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신사업 효과에 대한 불안한 시선도 읽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hy는 최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10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인공지능(AI) 기반의 플랫폼과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인데 최근 블랙야크, HMM(011200), 한국은행, 중앙일보 등 다양한 기업들과 사업협력(MOU)를 맺으며 AI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이다.  hy의 지분투자도 단순 차익 실현이 아닌 온라인 사업 확대 목적이 크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hy의 내부 IT시스템을 디지털 전환하는 작업을 도맡는다. 이커머스 확대를 위해서는 데이터를 활용해 구매에서부터 물류, 재고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 AI 기술이 폭넓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hy는 그동안 다방면으로 사업 확장을 시도해 왔다. 2020년 기준 hy는 비락, 도시락리잔 등 식품사 외에도 제이레저(골프장사업), 메디컬사업 중간 지주사 격인 HYSG 등 7개 종속회사 갖는다. 지분 투자기업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더 많다. 게임개발사 투빗, 의료기기사 큐렉소(060280) 등 관계기업도 9개에 달한다. 지난해 사명을 기존 한국야쿠르트에서 hy로 변경한 것도 식품에 치우치지 않고 사업 다각화를 지속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긴 행보다.
 
문제는 hy가 유독 신사업과 관련해서 ‘쓴 물’을 삼켜왔다는 점이다. 한국야쿠르트 별도 기준 매출은 2018년 1조357억원→1조690억원→1조632억원, 영업이익은 1012억원→1058억원→102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9%대에 달한다. 다만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실적으로 보면 상황이 다르다. 영업이익(연결)은 299억원→274억원→2020년 144억원으로 별도 실적과 큰 괴리를 나타낸다.
 
이들 관계회사는 수년간 실적이 터널을 지나며 hy 연결실적까지 갉아먹는 신세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실제 hy는 지분법손실(영업외비용)로 2019년 99억원, 2020년 60억원을 처리하며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관절 수술로봇. 출처/큐렉소
 
가장 최근 지표인 2020년 hy 연결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종속회사 7개 중 비락, 제이레저(골프장업), 씽크서지컬(의료로봇업), HYSG 총 4개가 적자를 봤다.
 
hy는 지난 2009년부터 ‘제이레저’를 통해 골프업에 손을 뻗었다. 다만 인수 이듬해인 2010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수 십억원대 순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국내 골프장이 반사효과를 누렸음에도 제이레저는 회원제 골프장의 한계로 수익성 흥행에서 제외됐다. 이미 골프장 사업은 적자누적으로 자본잠식(순자산가액 –290억원)에 빠져 손실이 큰 상황이다.
 
hy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경기 북부에서는 (골프장이) 거의 오버부킹 될 정도로 인기가 있다"라며 "내부 서비스와 식음료 서비스 이런 부분을 계속해서 향상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매장을 철수한 코코브루니도 쓴맛을 본 대표적인 예시다. hy는 지난 2010년 디저트 카페 브랜드 코코브루니를 출범했다. 케이크와 초콜릿 등을 내세워 차별화했지만, 적자를 지속하며 분위기를 전환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모든 오프라인 코코브루니 점포가 문을 닫았다.
 
무엇보다 타격이 막심한 건 ‘의료(메디컬)’ 부문이다. hy는 의료로봇을 비롯한 '메디컬 바이오'를 제2의 먹거리로 키우고자 했지만, 기대와 달리 수익성은 좀처럼 나지 않고 있다.
 
hy는 2011년 수술로봇을 개발하는 큐렉소가 실시한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3자배정)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메디컬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큐렉소의 200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매입하고, 2018년에는 30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큐렉소에만 1000억원 가까이 투입했다. 2020년 말 기준 hy가 갖는 큐렉소 지분율은 35.5%다. hy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큐렉소는 인수 직후부터 2019년까지 약 적자를 지속했고, 매출(개별)도 2016년부터 300억원대에 머물렀다. 이와 함께 hy가 갖는 큐렉소의 지분가치(장부가)는 취득원가 697억원에서 2020년 말 기준 161억원까지 하락하는 등 사업 경쟁력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다른 메디컬 종속회사 씽크서지컬(Think Surgical Inc.)도 사정은 비슷하다. 씽크서지컬은 큐렉소 자회사로 의료로봇 기업이다. hy는 씽크서지컬에 수 천억원을 지원해 주고 중간지주사 HYSG까지 만들어 의료기기 부문을 특별관리하는 등의 공을 들였지만, 10년째 적자 늪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hy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국내 로봇의료 시장은 아직 해외와 비교해 기술력 등이 부족한데,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자금이) 많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라면서 “2020년 큐렉소가 첫 순이익을 내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조금씩 나오는 만큼, 장기적인 시각에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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