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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옷소매 붉은 끝동’ 이세영 “꾸준히 하는 것, 내가 살 길”
"아역은 연기로 먹고 사는 사람 아니라 아마추어, 지금은 프로"
2022-01-07 05:30:00 2022-01-07 05:3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아역 배우부터 시작한 이세영은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성덕임 역할을 맡아 시청자들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누군가는 아역 배우 시절 대장금의 모습을, 누군가는 성인이 돼서 참여한 작품 속 이세영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20년 이상을 배우로 살아온 이세영은 아역과 성인 배우를 나누는 기준이 아마추어와 프로라고 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사극이다. 5.7%의 시청률로 출발한 드라마는 마지막 회가 17.4%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대박이 났다. 이세영은 극 중 동궁의 지밀 생각시에서 빈이 되는 성덕임을 연기했다.
 
이세영은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거쳐 새해 종영을 하게 됐다. 배우, 스태프 모두 함께 덥기도, 춥기도 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아 보람차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큰 사랑을 받을 줄 몰랐다.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세영은 드라마가 사랑 받은 이유에 대해 아무래도 전연령대를 아우를 수 있는 매력이 있었던 것 같다. 정치적인 부분도 어른 시청자들이 좋아해줄 것 같다. 사극에서만 볼 수 있는 화려한 색감이나 압도되는 스케일, 한복, 자연, 모든 것에 합이 잘 맞았다고 했다. 그리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궁인의 시점으로 본 이야기가 특별했다고 전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이세영 인터뷰. 사진/프레인글로벌
 
극 중 덕임은 궁녀임에도 불구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고자 했던 인물로 그려졌다. 그렇기에 덕임은 이산(이준호 분)이 자신에게 후궁이 되라는 제안을 거절하기도 했다. 이러한 덕임에 대해 이세영은 지금을 살아가는 나보다도 더 주체적인 인물이다. 물론 내가 선택을 할 수 있는 것 안에서 잘 선택하면서 살지만 그 외에는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식이었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덕임은 소박한 인물이다. 대단한 사건에 휘말리고 싶지 않고 가늘고 길게 살고 싶어 했다. 단지 소중한 사람들과 소박한 일을 하고 싶어했다이산을 연모하더라도 후궁 자리를 거절한 이유도 내 것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작품 속 주인공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힘을 드러내고 저력을 드러내지만 덕임은 오히려 주체적인 모습에서 아무 것도 선택할 수 없는 힘없는 여인이 됐다덕임이 멋진 여성이지만 보잘것없는 인물로 그리려고 했다고 했다.
 
이세영은 궁녀에서 후궁이 된 덕임의 삶에 대해 후궁의 삶은 행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후궁이 되면서 덕임은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덕임이 짠한 이유는 여느 궁인과 다르게 선택을 하면서 살고 싶은 욕망과 목표가 있다. 선택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그러지 못하는 아픔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세영은 자신이 덕임과 같은 처지였다면 절대 덕임처럼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드라마의 엔딩에 대해서는 원래 원작의 엔딩을 좋아했다. 드라마의 엔딩은 이야기의 방점을 찍는다고 해야 할까. 여운이 오래갔다. 마지막 16, 17회를 찍으면서 매번 울었다. 리허설을 하면서도 많이 울었다고 했다.
 
또한 두 사람이 결국 헤어진 것이긴 한데 꿈 속에서 만났다. 더 이상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슬프지만 또 둘이 만났으니까 드라마로 보면 새드와 해피가 공존하는 새피엔딩인 것 같다고 말했다.
 
덕임을 비롯해 생각시 동무 김복연(이민지 분), 손영희(이은샘 분), 경희(하율리 분)와 함께 궁녀즈로 불리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세영은 가장 친하게 지낸 이들로 궁녀즈를 꼽았다. 특히 이민지에 대해 친구로 나오긴 했지만 나보다 몇 살 위다. 궁녀즈 모임의 보이지 않는 리더다은은하게 잘 이끌어 준다. 친해지고 끈끈해져서 사적인 모임도 만들었다고 했다.
 
또한 실제로 너무 친하고 지방 촬영을 할 때면 숙소에 모여서 야식을 먹으면서 게임도 하고 했다그러다 보니 극 중 덕임이 성은을 입은 걸 알게 될 때 이민지 배우가 춘화를 이야기하는 장면을 너무 잘 살려서 재미있었다. 궁녀즈와 함께 연기하는 부분이 다 즐거웠다고 말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이세영 인터뷰. 사진/프레인글로벌
 
이렇게 사랑을 받은 옷소매 붉은 끝동에 대해 이세영은 배우가 작품이 무조건 흥행할 것이라고 알고 들어가지 않는다. 요즘 시대에 17.4% 시청률이 나올 지 몰랐다. 지금도 꿈만 같다. 그냥 좋은 기회가 찾아와 큰 사랑을 받아 감사하다그래서 조금 더 각별하게 기억될 것 같다. 여운도 좀 더 길게 남을 거 같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세영은 스스로 힘들 때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20대 중반 일이 없어서 힘들었다. 그때는 생업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뭘 먹고 살아야 할지 고민을 했다꾸준히 연기를 하고 있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덕임이 가늘고 길게 가고 싶어하는 것이 자신과 닮아 있다고 말한 것도 어찌 보면 짧고 굵게 배우의 삶을 끝내기 보다는 꾸준히 오랫동안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일지 모른다.
 
아역부터 연기를 해온 이세영이다. 그는 아역이라고 봐주는 게 아니다. 아역 배우 당시에는 현장에서의 내 위치, 포지션에 대한 이해, 사람들과 더불어 작업을 하는 것에 대한 이해인 것 같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나에게 이것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면 프로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면 아마추어라고 이야기해줬다. 아역 시절은 연기로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 아마추어였지만 지금은 프로가 됐다고 했다. 그는 프로가 됐기 때문에 책임감과 무게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이세영은 꾸준히 하는 것이 내 살 길이라며 내가 가지지 못했지만 노력하면 가질 수 있는 나만의 경쟁력과 노력해도 가질 수 없는 것을 찾아가면서 나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쁘게 살아왔고 더디게 시간이 흐른다 생각했지만 돌이켜 보면 총알처럼 시간이 지나갔다사랑과 관심을 받아 지난해 보람차고 따뜻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다음 작품에 들어가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새 작품을 하면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옷소매 붉은 끝동 이세영 인터뷰. 사진/프레인글로벌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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