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폭리에…"은행 과도한 금리산정 들여다봐야"
전문가들 차주 보호 대책 촉구…"저소득층 부담완화 대책 병행해야"
입력 : 2021-12-01 14:26:35 수정 : 2021-12-01 14:26:35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들의 대출금리 폭리로 차주들의 부담이 커지자 은행의 과도한 금리산정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시장 개입은 어렵더라도 꺼낼 수 있는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해 취약차주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지난 8월에 이어 11월 0.25%포인트 인상되면서 차주들이 연간 부담해야 할 이자 규모는 작년 말과 비교해 5조8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1인당 평균 연간 이자부담은 271만원에서 301만원으로 11.1% 늘어났다. 특히 취약자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졌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 하위 30%·저신용 등급인 취약차주의 경우 연간 이자가 320만원에서 373만원으로 16.3%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취약차주들이 대출금리 인상에 더 타격이 큰 이유는 이들의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76%로, 비취약차주(71.4%)보다 높은 데다 신용위험을 반영한 가산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여타 차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내년에도 차주들의 채무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내년 초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할 것으로 예고한 가운데, 금융권에서는 내년에 총 두 차례 정도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차주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차주들의 채무 부담 완화를 위해 정책적 수단을 총 동원해 적극 대처할 것을 주문하고 나섰다. 우선 실효성이 떨어지는 금리인하요구권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은 대출자가 은행 등 금융사에 대출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취업·이직, 승진, 소득 증가, 신용등급 상승, 자산증가, 부채 감소 등 대출 이후 신용상태가 개선되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신용·담보대출, 개인·기업대출 모두 적용된다. 
 
하지만 금리인하요구권의 신청이 늘어도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2017년에는 수용률 61.8%로 절반 이상이었지만, 지난해에는 37.1%로 3건 중 1건 꼴에 그친다. 불수용 결정이 나도 왜 거절당했는지 이유도 명확히 알 수 없어 답답하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불만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인하요구권은 금리상승기에 대출자가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는 방법"이라며 "은행마다 심사 기준이 다르고 적용되는 대출 상품이 따로 있는 등 조건도 까다로운데, 정부는 이같은 기준을 명확히 하고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은행들의 대출금리 산청 체계를 당국이 좀 더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영업현장에서 각 은행의 대출금리, 특히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산정·운영이 모범규준에 따라 충실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두 개입에 지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은행들은 과거 예대마진이 1.5%포인트 수준일 때도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며 "코로나19 국면에서 자금조달 수요가 급증해 특수를 본 은행들이 오히려 경기불황기로 반영해 가산금리를 과도하게 산정하는 것은 아닌지 들여다 볼 때"라고 꼬집었다. 
 
내년 3월 종료를 앞둔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에 대한 대출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 등 금융지원의 확대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년에도 기준금리가 두세 번 정도 더 인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 이자가 늘어날 텐데, 이자 부담은 주로 저소득층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상환 유예 등 좀 더 적극적인 저소득층 부담 완화 대책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의 대출상품 안내문.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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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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