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문턱 낮추고 금리 올리고…은행만 신났다
내년에도 역대급 실적잔치 이어갈듯
입력 : 2021-11-24 17:05:10 수정 : 2021-11-24 17:05:1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가계대출 급증세가 최근 잦아들자 시중은행들이 조였던 대출 문턱을 조금씩 낮추면서 실수요자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다만 대출 총량 규제에 대한 정부의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이를 빌미로 은행들이 계속해서 이자를 높이고 있어 차주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에 따라 조이기로 일관했던 주요 은행들의 대출 방침이 금주 들어 바뀌고 있다. 지난달 신용대출을 중단했던 하나은행은 지난 23일 관련 대출을 재개했고, 농협은행도 8월 이후 막았던 주택담보대출을 다음달부터 무주택자에 한해 진행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전세자금대출과 잔금대출 지침을 완화했다.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분할 상황에서 일시 상환으로, 대출한도를 분양가에 맞췄던 잔금 대출은 종전대로 KB시세로 바꿔 금액을 올렸다.
 
은행들이 이처럼 대출 문턱을 낮춘 이유는 가계대출 급증세가 다소 주춤해지면서 대출 총량 관리에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신용(신용카드 사용액 포함) 잔액은 전분기 말보다 36조7000억원 증가한 1844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카드 대금을 뺀 가계대출 잔액은 1744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37조원 늘었다. 2분기엔 가계대출 증가폭이 41조원이었는데, 3분기에 소폭 줄어든 것이다.
 
1년 전과 비교해도 가계신용 증가율은 9.7%로 2019년 4분기 이후 7분기 연속 이어져온 상승세가 꺾였다. 전년 동기 대비 가계신용 증가율은 2019년 3분기 3.9%에서 4분기 4.2%로 상승한 이후 지난 2분기 10.4%에 이르기까지 줄곧 상승세를 유지했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율이 둔화된 것은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 대출의 증가액(16조2000억원)이 전분기(23조8000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3분기 기타대출 잔액은 775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3분기 주택담보대책 잔액은 전분기보다 20조8000억원 늘어난 969조원으로, 증가폭이 전분기(17조3000억원)보다 커졌다.
 
은행들의 대출이 재개되면서 실수요자들은 극심한 대출절벽에서 벗어났지만,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 총량관리 목표치를 올해보다 강화한 4~5% 목표로 삼았다. 금융감독원은 이미 내년도 가계대출 계획서를 오는 26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주요 은행들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보다 한 달 정도 빠른 조치다.
 
당국의 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금리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상승기 속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과 무관하게 우대금리를 줄이고 가산금리를 늘리는 방식으로 높은 마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오르면 예대금리 차익을 주 수익원으로 삼는 은행들의 실적은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의 표정이 밝은 이유이기도 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인상 효과 등으로 은행들은 4분기에도 무난하게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상 최초로 연 4조원대 순이익 달성에 성공하는 금융그룹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출이 늘고 금리는 올라 은행들의 역대급 실적 잔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의 대출 상품 관련 금리 안내문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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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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