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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5%로 조달해 3%대 대출"…은행 배만 불린 정책자금
"한은 금융중개지원지원대출제도 악용해 이자 장사"
2021-10-14 11:55:51 2021-10-14 11:55:51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일부 은행이 한국은행의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를 이용해 중소기업으로부터 높은 대출금리를 받는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한은 자료와 경제통계시스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은으로부터 연리 0.75%로 매년 5조9000억원을 대여받은 은행들이 지방 중소기업에 대출할 때 적용한 평균 금리는 2017년 3.63%, 2018년 3.88%, 2019년 3.51%로 나타났다. 한은에서 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명목하에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놓고도 정작 대출을 제공할 때는 높은 금리로 내준 것이다.
 
앞서 한은은 코로나19로 인한 중소기업의 경영난을 감안해, 지난해 금융중개지원 대출금리를 0.25%로 낮췄다. 그러나 당시 중개 은행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자를 2.85%로 책정했다. 이는 중소기업에 대한 일반 은행 대출금리(2.97%)보다 0.1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특히 2018년의 경우 중소기업에 대한 중개 은행과 일반 은행의 대출금리는 3.88%로 똑같았다. 2017년에는 0.08%포인트, 2019년에는 0.15%포인트 차이만 났다. 
 
이들 은행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하더라도 2017년 0.91%포인트, 2018년 1.27%포인트, 2019년 1.10%포인트, 2020년 0.91%포인트의 금리 차익을 거둔 것이다.
 
한은은 중개 은행의 대출금리가 너무 높을 경우 한도액을 축소하는 등 조치를 할 수 있지만, 일단 은행의 자율에 맡긴다는 원칙이어서 실질적인 조처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용혜인 의원은 "정책금융의 취지를 반영해 이 프로그램에 따른 중개 은행의 대출금리는 현행보다 1%포인트 정도 낮아져야 한다"며 "중개 은행이 싸게 조달한 자금으로 이자 장사를 하지 않도록 제도와 감독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난 8월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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