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단독)무늬만 탄력근무제?…노동존중 없는 '할리스'의 민낯
할리스, 점장 회의서 4시간 초과 8시간 미만 근무 시 30분만 쉬도록 지시
근로기준법, 근로 '도중에' 쉬도록 명시···시간 단위로 나누면 50분은 쉬어야
점장이 근무 일정 관리···본인이 원하는 날에 탄력근무 어려워
입력 : 2021-09-28 09:30:00 수정 : 2021-09-28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7일 18:1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성훈 기자] 지난해 전자결제 업체 KG이니시스(035600)로 유명한 KG그룹 품에 안긴 카페 프랜차이즈 기업 할리스에프앤비(할리스)가 탄력근무제의 취지에 맞지 않는 ‘무늬만’ 탄력근무제 시행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IB토마토>가 제보를 받고 취재한 결과 할리스는 최근 탄력근무제를 시작했다. 지점 파트타이머가 아닌 매니저 직급 이상 정직원의 경우 8시간 근무가 원칙인데,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더 유연한 인력 관리를 위해 탄력근무제를 시행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탄력근무제가 직원의 의도를 반영하는 것이 아닌 회사의 의도대로 이루어지는 유명무실한 탄력근무제라는 점이다. 
 
제보에 의하면 할리스 본사 측은 최근 점장 회의에서 “탄력근무로 4시간 초과, 8시간 미만을 근무하는 직원은 휴게시간을 30분만 주어야 한다”라고 점장들을 교육했다. 법정 휴게시간은 4시간 근로할 경우 30분을 쉬는 것이 맞다. 그러나 해당 법안을 자세히 읽어보면 할리스가 교육한 내용이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54조. 자료/국가법령정보센터
 
근로기준법 제 54조 1항에서는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근로시간 도중에’다. 근로시간이 4시간이면 30분을 쉬게 하라는 것은 4시간 근무시간 동안 30분의 휴식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지 4시간을 꽉 채워 일한 후에야 30분을 쉴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8시간 미만으로 일을 한다고 해도 한 시간 단위로 나눠 휴게시간을 더 주는 것이 맞다. 법조계 관계자는 "근무 중 손님이 없어 잠시 생기는 시간도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라며 "휴게시간을 보장하라는 것이 법안의 취지인 만큼, 시간 단위로 계산해 휴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다"라고 설명했다.
 
제보자는 “할리스 측이 교육한 대로라면 7시간30분을 근무해도 직원은 휴게시간을 30분밖에 받지 못한다는 것인데, 이는 탄력근무제는 물론 근로기준법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서 “유연한 점장은 8시간 미만으로 일해도 1시간의 휴게시간을 주지만, 7시간 일해도 30분밖에 쉬지 못하는 매장도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할리스의 탄력근무제가 ‘무늬만’인 이유는 또 있다. 직원이 원할 때 탄력근무를 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할리스커피 지점의 경우 현재 점장이 직원들의 근로 일정을 관리한다. 특정 직원이 출근하는 날짜와 시간 등을 결정하는 것이 점장의 권한이라는 의미다. 탄력근무제의 취지는 직원이 본인의 희망에 따라 근무시간을 조정해 업무 효율을 높이도록 하는 것인데, 할리스의 경우 점장의 계획에 따라 탄력근무 여부가 정해지는 것이다. 
 
제보자는 “직원이 먼저 점장에게 탄력근무 가능 여부를 묻고 조정할 수도 있지만, 점장과 불화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점장이 계획한 대로 근무를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라며 “이렇게 반강제적으로 이뤄지는 탄력근무는 처음 봤다”라고 말했다. 이번 탄력근무 시행으로 원하지 않는 주말 근무 등을 우려하는 직원들이 많다는 것이 제보자의 설명이다.
 
할리스 측은 이에 대해 "근로기준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휴게 시간을 부여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일정과 매장 상황을 고려해 근무 일정을 정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는 명백히 탄력근무제의 시행 취지를 벗어난 것”이라며 “직원의 입장을 배려한 것이 아닌 지점이나 본사의 사정을 고려해 직원의 근무와 휴게시간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는 제도를 탄력근무제라고 부르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voi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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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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