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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인구 밀집지역, 주거지 경사 심하고 보도도 불량
계단 불규칙, 가파른 보차혼용도로…보행로 정비 필요 64.1%
2021-08-01 11:23:42 2021-08-01 11:23:42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고령인구가 많이 사는 지역이 경사도가 심하고 보도가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고령인구 밀집지역 사회공간적 특성과 근린환경 개선방향’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고령인구는 136만명으로 동북권과 서북권, 서남권 일부 지역에 집적하거나 고착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동북권의 도봉1동, 도봉2동, 상계1동, 서북권의 불광1동, 북가좌2동, 녹번동, 서남권의 여의동, 등촌3동 등은 2000년과 2018년 모두 고령인구수가 많은 지역에 해당한다. 고령인구 밀집지역의 평균 경사도는 4.3도로, 서울시 전체 평균 3.3도에 비해 경사도가 높은 편이다. 이 중 구릉지형은 5.2도 수준으로 더 심하다. 
 
용도지역은 제1종 일반주거지역 비율이 16%로 서울시 평균(1.31%)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나, 중·고층의 공동주택보다는 저층주거지 위주임을 확인할 수 있다. 주택은 단독·다세대·연립 등 비아파트 비율이 높은 경향을 보인다. 아파트를 제외한 단독·다세대·연립 비율이 전체 주택의 67.7%를 차지하는데, 서울시 평균 44.9%에 비해 20%p 이상 높은 수준이다. 
 
고령인구 밀집지역인 홍제3동의 경우 대부분의 도로는 경사가 가파른 보차혼용도로이거나 불규칙한 계단이 설치돼 매우 가팔랐으며, 노면이 고르지 못한 좁은 골목길도 다수 확인됐다. 의자나 벤치 등 편의시설도 부족해 노인들이 계단 옆 또는 건물 입구의 자투리 공간이나 정비되지 않은 옹벽 등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는 실정이다.
 
특히, 고령인구 밀집지역에 거주 중인 노인 32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걸어서 외출할 때 경사가 가파르고 계단이 많아 불편하고(37.8%), 보행로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아 불편하다(36.9%)고 응답했다. 보행 중 쉬어갈 수 있는 벤치나 의자, 휴게공간이 없다는 점(33.4%), 노면이 파이거나 울퉁불퉁한 점(33.1%), 장애물이 많은 점(24.7%) 때문에 불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살고 있는 동네의 개선사항으로 응답자의 64.1%가 ‘계단과 경사로 등 보행로 정비’라고 답했다. 노인복지시설 확충(30.9%), 대중교통 개선(28.8%), 문화체육시설 확충(28.4%)보다도 앞선 조사결과다.
 
대안으로는 고령친화형 계단·경사로 정비나 보차혼용도로 개선 및 노면 정비 등이 있다. 고령친화형 계단·경사로 정비는 불규칙한 계단에 안전 난간을 설치하거나, 중간에 쉼터 및 휴게의자 설치, 미끄럼방지 등이다. 보도와 차도를 분리하고 노면 정비와 단차 제거 등 보행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연구진은 “고령인구 대다수가 한 동네에 오래 거주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거주하기 원한다”며 “자신이 살던 익숙한 동네에서 안전하게 생활하고, 일상에 필요한 서비스를 도보권 내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근린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고령인구 밀집지역 중 하나인 서대문구 홍제동.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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