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뇌파로 사고 줄이는 신기술 개발

자동차 분야 세계 최초…경기도 공공버스에 적용운전자 컨디션 실시간 측정해 주의력 저하 등 경고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현대모비스가 뇌파로 운전자의 컨디션을 확인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버스 등 상용차 운전자의 졸음운전이나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형사고를 예방할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현대모비스(012330)는 세계 최초로 뇌파 기반 헬스케어 신기술 '엠브레인(M.Brain)' 개발에 성공해 경기도 공공버스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약 3년간의 연구개발 노력 끝에 이뤄낸 성과다. 생체신호 중 최고난도 영역으로 알려진 뇌파 측정 기술을 자동차 분야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글로벌 차량용 헬스케어 시장은 첫발을 내디딘 수준으로 심박 측정이나 동공 추적 등을 활용한 기술이 일부 알려진 정도다. 뇌파 기반 기술은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 만큼이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뇌파 측정 기반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엠브레인'을 개발한 연구원들이 관련 기술을 시험하는 모습.사진/현대모비스

 

엠브레인은 이어셋 형태의 센서를 착용하고 귀 주변에 흐르는 뇌파를 감지해 운전자의 컨디션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뇌파에서 나오는 정보를 분석해 운전자의 상태를 판단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핵심이다.

 

현대모비스는 뇌파 신호가 어떤 의미를 나타내는지 해석하기 위해 머신러닝을 도입하는 등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였다.

 

엠브레인은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운전자의 주의력이 떨어졌음을 알려주기도 한다. 시각(운전석 주위의 LED)과 촉각(진동시트), 청각(헤드레스트 스피커) 등 다양한 감각기관에 경고를 하는 사고 저감기술도 작동한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엠브레인의 이어셋과 스마트폰 앱. 귀 주변의 뇌파를 인지해 운전자의 상태를 알려주고, 저감기술이 작동해 사고를 예방한다.사진/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엠브레인을 경기도와 협업해 도내 공공버스에 시범 적용하고 평가 과정을 거쳐 버스와 상용차를 중심으로 실증작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글로벌 차량용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해나갈 계획이다.

 

현재 차량용 헬스케어 기술은 인캐빈으로 불리는 탑승객 안전·편의의 주요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데 완전자율주행 단계에서는 탑승객을 위한 헬스케어와 엔터테인먼트 서비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바이오 헬스케어 기술은 궁극적으로 뇌파와 다른 생체신호를 통합해 탑승객의 심리까지 파악하는 맞춤형 서비스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탑승객의 생체신호를 인지해 휴식이 필요하면 인공지능 가상 비서가 차량 내부를 수면 모드로 바꿔주거나 위급한 상황에서 가까운 응급실로 차량이 스스로 이동하는 기술 등이다.

 

이승환 현대모비스 선행연구섹터장은 "완전 자율단계에서 필요한 탑승객 안전과 편의기술에 더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향후 스마트시티와 PBV(목적기반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로 지속가능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생체신호를 활용한 자율주행 헬스케어 기술 부문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2018 CES에서 졸음운전 사고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운전자 감지 및 구출 시스템을 선보였고 2019년에는 동공추적 DSW(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지난해에는 레이더 기반 영유아 뒷좌석 탑승 감시시스템 ROA 개발에 성공했다.

 

 

전보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