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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배당제한' 조치 해제에…저평가 해소하나
4대은행지주 5% 이상주주에 연기금, 배당확대 여지 높아
주주환원 확대에 저평가된 PBR 개선 가능성도
2021-07-01 06:00:00 2021-07-01 0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과 은행지주회사에 대한 배당제한 조치를 해제하면서 그동안 움츠려있던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투자 심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금융지주사의 주주환원 확대와 저평가된 은행지주의 PBR(주가순자산비율) 개선 효과까지 기대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과 은행지주에 대한 배당제한 조치가 종료되면서 배당 확대 기대감에 주가도 상승세다. 이달 들어 KB금융을 제외한 우리금융, 하나금융, 신한지주 등이 모두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월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은행들의 자본여력을 확충하기 위해 은행 및 금융지주의 배당을 이달 30일까지 순이익의 20% 이내로 제한해달라고 권고한 바 있다.
 
배당제한 조치가 해제되면서 앞으로 4대 은행지주의 배당성향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KB금융은 중장기배당정책 목표로 배당성향 30%로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주주환원 정책으로는 중간배당과 자사주도 검토할 예정이다. 신한지주는 적정규모의 자본 유보 후에 잉여 자본의 일부를 분기배당 또는 자기주식 취득과 소각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부터 중기적 목표로 설정한 배당성향 30% 이를 때까지 매년 점진적으로 배당성향을 높일 계획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중장기 경영계획에 근거해 30% 수준까지 상향한다는 계획이며 이 외에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 추진을 검토할 예정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 금융지원이 아직 시행 중이기 때문에 하나금융을 제외한 은행들의 중간배당 실시는 쉽지 않을 것으로 가정해 왔지만, 감독당국이 중간배당(분기배당) 실시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한 만큼 시중은행들이 중간배당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민지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은행 및 은행지주의 지배주주순이익 확대는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위한 지급 여력의 증가를 의미한다”면서 “배당 제한 조치 종료로 은행의 주주환원 확대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표/대신지배구조연구소
은행 지주의 주요 주주가 연기금과 글로벌 자산운용이라는 점도 배당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KB금융은 5% 이상인 주주 명단에 국민연금공단(9.93%), JP Morgan Chase Bank(6.03), BlockRock Fund Advisors(6.02%) 등이 올라있다. 이외에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에도 국민연금공단이 5% 이상 확보하고 있으며 우리의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17.25%를 보유하고 있다.
 
송 연구원은 “은행지주의 5% 이상 주요주주가 글로벌 자산운용사 및 연기금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배당 확대의 가능성은 더욱 높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저평가된 은행지주의 PBR 개선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4대 은행지주의 배당 확대가 확실시되자 국내 투자자들도 은행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8일 52주 신고가인 1만2100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8000원선까지 내려간 이후로 30% 넘게 상승했다. 신한지주도 올 초 3만원대에서 현재 4만원대까지 상승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은행주의 주가 수익률이 크게 저조했던 원인 중 하나는 배당규제”라면서 “이번 변화에 따라 중간배당 또는 분기배당이 정착된다면 은행주의 낮은 PBR 밴드가 다소 상향될 여지가 생길 것으로 보여 비중확대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지주회사 회장들과 간담회 모습.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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