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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칼럼)교통망은 사유재 아닌 공공재
2021-07-01 06:00:00 2021-07-01 06:00:00
최용민 산업2부 기자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의 서울 강남 직결이 무산됐다. 다만, 정부는 GTX-D 노선을 GTX-B 노선과 연계 운행하며 신도림역, 여의도역을 거쳐 용산역까지 운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최근 철도산업위원회 심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을 확정했다. 그럼에도 GTX-D 노선의 강남 직결을 주장해 온 김포시 주민들의 반발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포시 주민들은 그동안 이 지역 교통망 부족에 따른 문제와 교통소외 해소를 위해 서울과의 직결을 주장해왔다. 김포시와 검단의 2기 신도시 주민들에게는 시민의 부담금과 시 재정으로 건설된 2량짜리 경전철이 유일한 철도교통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2007년 이후 수도권 전체에 22개의 광역 교통 시행계획이 수립되는 동안 김포시는 단 1개의 노선도 배정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해 GTX-D 노선 건립을 추진한 것이고, GTX-B 노선과 연계 운행하며 신도림역, 여의도역을 거쳐 용산역까지 운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럼에도 김포시 주민들이 강남 직결을 끝까지 고집한다면 이들이 주장은 사실상 명분을 잃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포시 주민들이 모두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끝까지 강남 직결을 주장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GTX-D 노선을 완공하면 GTX-B 노선과 연계해 환승없이 여의도, 용산까지 직통이 가능하고, 또 다른 환승을 통해 서울 전역 어디든 갈 수 있는 교통망이 확충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환승을 통해 서울 전역을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포시 주민들이 끝까지 강남 직결을 주장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는 강남 직결을 주장하는 이유에 교통소외나 교통정의 이외 다른 목적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김포시 주민이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끝까지 강남 직결을 요구하는 이유에는 집값 상승 기대감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환승해서 강남을 가는 것과 직통으로 강남을 가는 것의 차이는 강남과의 연결성을 중시하는 미래 수요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중요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세입자보다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집주인이 GTX-D 노선 관련 시위에 참가하는 비중이 더 높다는 말도 나온다.
 
정부는 지역민들이 원하는 원안으로 공사를 하려면 10조원가량이 든다고 한다. GTX-D 노선을 강남과 직결하지 않는 이유도 비용 등 교통망 효율성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실 국민 세금이 무한하다면 이런 논란도 필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번 사업이 세금을 낭비하는 사업이 되지는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이 환승은 불편하니, 직결해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상 명분을 얻기 힘들다.
 
실제 변경안이 나왔을 때부터 이를 비판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노선이 중간에 끊기는 것도 아니고, 환승을 통해 얼마든지 서울 전역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세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찾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었다. 국가 교통망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재다. 강남 직결을 끝까지 주장한다면 김포시 지역민을 위한 논리가 아닌 전 국민이 납득할만한 논리가 있어야 될 것이다.
 
최용민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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