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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대통령 "비트코인 법정통화 지정, 인류의 도약"
"금융비용 감소·달러 의존도 줄일 것"
2021-06-24 10:26:54 2021-06-24 10:26:54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비트코인이 인류의 도약이라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팟캐스트 진행자 피터 매코맥과의 인터뷰에서 "이것(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이 엘살바도르뿐 아니라 인류에게도 성공이 될 것이라고 상당히 확신한다"며 "인류의 도약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국 화폐 없이 미국 달러를 공용통화로 쓰고 있는 엘살바도르는 지난 9일 달러 외에 비트코인도 법정통화로 채택했다. 이는 국민의 70%가 기존 금융시스템을 이용하지 않고 있는 데다 이민자들이 보내오는 해외 송금액 규모도 상당해 비트코인을 활용하면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엘살바도르는 국내총생산(GDP)의 20%를 해외 노동자들이 국내로 송금하는 돈에 의존한다. 이 과정에서 달러화의 고질적인 인플레이션과 10%에 달하는 송금 수수료가 든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후 화산 지열을 이용한 비트코인 채굴 구상도 밝혔다. 그는 “국토에 있는 화산으로부터 지열 에너지를 끌어와 비트코인 채굴에 활용하자는 제안에 여러 정당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최근 95MW 전력을 제공할 지열정(地熱井)을 발견했는데, 아주 크지는 않지만 상당한 양”이라고 했다.
 
반면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지정하는 데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는 것은 많은 거시경제·금융·법적 이슈를 제기한다"고 우려했다. 세계은행(WB)은 비트코인 통화 채택을 위한 엘살바도르의 기술 지원 요청을 거부했다. 엘살바도르 야당은 여당 장악 국회가 속전속결로 통과시킨 비트코인 채택 법안의 폐기를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채택이 달러 의존도를 낮춰줄 것이라며 "세계은행이 기술적 지원을 해준다면 좋지만 꼭 그게 필요한 건 아니다"라며 “현지에도 인재가 넘친다”고 했다. 그는 또 비트코인을 당장 국고에 보유할 계획은 없지만 미래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덧붙이며 여지를 남겼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지난 해 무장군대로 국회를 포위했을 때의 모습.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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