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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임성근 '사법농단 혐의' 2심도 실형 구형
2021-06-21 18:28:34 2021-06-21 18:28:34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검찰이 재판 개입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해 1심과 같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박연욱)는 21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 전 부장판사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검찰은 통일된 계층 구조 아래서 직무를 수행한 그가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시절 재판에 개입해 법관의 독립성을 침해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임 전 부장판사에게 재판 개입 권한이 있지만 이를 남용해 유죄라는 논리도 폈다. 신속한 재판을 안내하는 범위를 넘어 날짜를 지정하는 건 직권남용인데, 임 전 부장판사가 이런 경우라는 주장이다.
 
검찰은 "수석부장판사가 다양한 방법으로 의견을 전하는 등 업무를 수행한 점을 종합하면, 업무수행에 관한 지시 내지 외관을 갖추고 있다"며 "재판 관련 사법행정권 남용에 관해 자신의 일반적 직무권한을 특별한 필요 없이 행사해 위법하고 부당한 행위로 나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 개입 당사자로 지목된 판사들이 독립적인 판단을 했다고 진술한 데 대해서는 "담당 법관의 독립 수호 의지를 의심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변호인은 죄형법정주의를 언급하며 "법에서 정하지 않은 것은 처벌받아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직무 권한에 대해서도 "법원조직법상 법원장이 궐위되거나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면 수석부장이 대행한다"며 "구체적인 지시나 명령이 없는 이상 독자적인 행정권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중앙지법원장이 피고인에게 구체적인 위임 지시를 했다든가, 재판의 사무와 관련해 상당한 지시를 위임했다는 근거가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또 "검찰 동일체 원칙의 검사와 독립적인 법관은 업무 성격이 다르다"며 "법관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철학적 논의 없이 '공무원은 비슷할 것'이라는 선입견에 의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임 전 부장판사는 최후진술에서 "재판의 독립 원칙을 어기고 다른 법관의 영향을 받는다든가 제 의견을 강요한 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구속영장이 기각되거나 재판 결과가 자신들의 입장과 다를 때 법관 개개인에 대한 인신공격까지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며 소속 법관들의 위축 방지책 마련을 고민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면서 "이런 의견도 있으니 한 번 검토해보면 어떻겠나 정도였다"며 "판사들이 본인 양심에 따라 판결했다고 믿는다. 그들도 같은 취지로 말했다"고 덧붙였다.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선고는 8월 12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임 전 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세월호 7시간 행적' 관련 기사를 써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 개입 등 혐의를 받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대한 체포치상 사건 판결문 양형 이유 수정, 야구선수 임창용·오승환 도박죄 약식사건 공판 절차 회부 취소 개입 혐의 등도 있다.
 
1심 재판부는 임 전 부장판사에게 재판에 관여할 직무 권한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그가 법관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는 현재 임 전 부장판사 탄핵심판 청구소송을 심리하고 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6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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