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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만에 둥지 옮기는 중기부…대전시와 고별행사
대전시 반발에도 이전 관철…9일부터 이전 시작
2021-06-21 14:07:26 2021-06-21 15:24:09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23년만에 대전에서 세종으로 이전하는 중소벤처기업부가 대전시와 고별행사를 열었다. 세종 이전을 두고 대전시 관가와 한때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고별행사를 통해 아름다운 이별을 택했다. 중기부는 다음달 9일부터 세종시로 이전을 시작한다. 
 
중기부는 21일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권칠승 장관이 대전시장과 지역 대표 단체장들을 만나 세종시 청사 이전에 따른 작별의 아쉬운 마음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다음달 세종시로 청사 이전을 앞둔 권칠승 중기부 장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허태정 대전시장, 권중순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시 소재 소상공인과 중소벤처기업 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중기부는 1996년 당시 산업자원부의 외청으로 신설됐다. 출범 당시에는 과천정부청사에 자리했지만 1998년 철도청, 조달청, 특허청, 병무청, 문화재청 등과 함께 정부대전청사로 이전했다. 이번에 중기부가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은 2017년 '청'에서 '부'로 승격되면서 다른 정부부처와 협의가 원활치 않고, 사무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 고려됐다. 
 
지난해 10월 행정안전부에 세종시 이전 의향서를 제출하고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전지역과 마찰이 적지 않았다. 중기부가 세종시로 이전되면 그에 따른 산하기관의 이전 등으로 인해 인구와 기관의 감소가 이어지며 결국 대전이 쇠퇴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행안부가 주최한 공청회에서 고성이 오갔고, 허태정 대전시장을 비롯해 대전 지역 국회의원 등이 나서 이전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같은 갈등에도 중기부의 세종시 이전은 관철됐다. 하지만 관세청 산하의 관세평가분류원 소속 공무원들이 세종시 이전 대상이 아님에도 새롭게 신청사를 짓고 공무원 특공을 받으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무원 특공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로 인해 공무원 아파트 특별공급제도가 폐지되며 세종시 거주자가 아닌 중기부 공무원들은 결국 세종시 일반 주택 비용을 부담하고 이사하거나 대전 등에서 출퇴근 해야하는 상황이 됐다.
 
권칠승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중소기업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되는데 대전시민들의 많은 응원이 있었으며 중기부가 태어난 곳은 대전임을 잘 알고 있다"고 대전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세종시로 청사 이전을 통해 관계부처와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으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계의 기대에 부응하는 중소벤처기업부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허 시장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세종시로 청사를 이전하는 것에 대해 대전시민들 모두가 매우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며“앞으로도 대전시와 중기부 간 발전적 협력 관계가 계속 유지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대전시 관계자들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한 후, 대전시 시목인 소나무를 기념으로 식수했다. 중기부가 이전하고 남은 자리에는 기상청과 한국임업진흥원,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이 채우게 된다. 중기부는 다음달 9일부터 18일까지 세종시의 세종파이낸스 3차 건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21일 권칠승 중기부 장관이 소나무 기념 식수 후 허태정 대전시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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