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재하청 만연한 건설업계…안전 담보 어렵다
입력 : 2021-06-16 23:00:00 수정 : 2021-06-16 23:00:00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광주 철거건물 붕괴사고 직후 업계에서는 혹시 불법 재하청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어난 바 있다. 경찰 수사를 통해 정확하게 밝혀지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하청업체에서 다른 업체로 재하청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고질병인 불법 재하청 문제가 또 다시 발생한 것이다.
 
재하청이 불법인 이유는 제도상 재하청은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법으로 재하청을 막는 이유는 건설 안전과 관련이 깊다는 점에서 정확하게 살펴보고 이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보통 건설공사는 시행사와 시공사로 나뉘게 된다. 아파트 시행사는 조합이 되고, 건물을 짓는 공사는 땅 주인이 보통 시행사가 된다.
 
시행사가 시공사를 선정해 공사를 진행하는데 이 때 선정된 시공사를 보통 원청이라고 한다. 문제는 이 원청 시공사가 건설에 필요한 모든 공정에 필요한 인력을 상시 구비해 놓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그리고 전기공사, 수도공사, 인테리어 공사 등등 원청 시공사가 직접 시공하지 않는 분야까지 일감을 맡기 때문에 이런 공사는 하청 계약을 통해 전문 건설사에 넘기게 된다.
 
실제 원청 시공사가 모든 공정을 다 소화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하청 계약을 통해 건설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원청 시공사는 주로 감시감독을 맡아 전반적인 공정이 순로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 문제는 하청 계약을 통해서 일감을 맡은 하청 건설사도 상시 인력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청 받은 일감을 재하청한다.
 
이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기술자 무리들을 데리고 건설 현장을 돌아다니는 '십장'에게 일감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법인도 아니고, 회사도 아니기 때문에 법적 책임에서도 자유롭다. 그냥 이 정도의 일감을 얼마에 끝낼 수 있다라고 하청업체와 계약만 하면 된다. 일을 빨리 끝내면 돈이 많이 남고, 늦어지면 손해를 보게 된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하청업체는 단가를 낮춰 재하청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행사가 시공사에게 10억원을 주고 일을 맡겼는데, 하청에 재하청을 거치면 3억원 밖에 투입되지 않는 공사현장이 다반사다. 이 과정에서 공사 품질이 떨어지고, 안전 사고의 위험이 높아진다. 재하청 업자 입장에서는 일을 빨리 끝내야 돈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안전 교육 등등이 거추장스럽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런 불법 재하청 구조를 없애는 것이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이런 불법 재하청 구조를 없애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자유시장 경제에서 모은 인력을 대기업이 직접 고용해야 된다고 강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결국 건설 현장 인력 운용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사회적 고민과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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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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