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업계+유료방송업계=‘모가디슈’ ‘싱크홀’ 총제작비 50% 보장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극장업계가 여름 성수기 시장을 앞두고 ‘텐트폴’ 한국 영화 개봉을 위해 유료방송업계와 손을 맞잡았다. ‘모가디슈’와 ‘싱크홀’ 두 편의 대형 프로젝트 영화에 대해 파격적인 지원 조건을 내걸고 극장 개봉에 합의했다.

 

한국상영관협회(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와 한국IPTV방송협회(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홈초이스(케이블TV VOD)는 최근 영화진흥위원회 중재 아래 국내 배급사들과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한국영화 텐트폴 작품 개봉에 대한 파격적 지원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우선 극장업계는 이들 영화의 총 제작비 50% 회수를 보장한다. 통상적으로 영화티켓 매출을 극장과 배급사측이 5:5로 나눠 갖는데, 총 제작비 50% 매출이 발생할 때까지 극장은 매출 전액을 배급사에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대형 프로젝트 영화들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입게 될 손실을 일정 부분 책임지겠단 의미로, 배급사 흥행 리스크를 줄여 보다 안심하고 극장 개봉을 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유료방송업계도 힘을 보탰다. 극장 상영 후 TV에서 곧바로 상영하는 극장동시, EPVOD 상품에 대해 기존 분배율을 넘어선 매출의 80%를 배급사측에 지급하기로 했다. 통상적으로 배급사에 지급하는 ‘정산금’보다 최대 20%P를 더 지급하겠단 것이다.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텐트폴 영화인 ‘모가디슈’와 ‘싱크홀’ 입장에선 흥행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영화를 개봉할 수 있게 됐다.

 

영화 '싱크홀' 스틸컷

극장업계와 유료방송업계는 지원작에 선정된 두 편의 영화 외에도 한국영화 개봉작에 대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마케팅을 적극 지원하겠단 입장이다.

 

이번 결정이 나온 배경에는 한국영화 대작이 개봉해야 관객의 극장을 찾는 발길이 늘어나고, 영화시장도 조속히 정상화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극장업계는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관객 1인당 1000원의 개봉지원금을 배급사에 추가로 지급했지만 한국영화 대작을 극장으로 이끌어내지 못했다.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제작비가 높은 한국영화들은 그만큼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컸기 때문이다.

 

이에 영화진흥위원회 중재로 극장업계, 유료방송업계, 배급업계가 여러 차례 회의를 갖고 영화 개봉을 위한 필요 조건들을 협의했다. 배급업계는 관객의 극장 방문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대형 프로젝트 개봉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최소한의 리스크 보장 장치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극장업계와 유료방송업계는 이런 배급업계 요청을 전격 수용해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놨고, 대상작으로 ‘모가디슈’와 ‘싱크홀’ 두 편을 선정했다.

 

영진위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에 “영화시장이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관객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한국영화 대작 개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영화업계 전체가 공감했다”며 “이번 결정은 극장업계와 유료방송업계, 배급업계가 영화시장 활성화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자율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단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