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눈엣가시 홈플러스 안고 '요기요' 올인하나…MBK의 복잡한 셈법
MBK, 이달 중순 요기요 본입찰 참여 예정
7조원에 인수한 홈플러스 실적 악화…3년 연속 매출 '뚝'
요기요·홈플러스 사업 시너지·향후 엑시트에 활용 가능성 '솔솔'
입력 : 2021-06-11 09:40:00 수정 : 2021-06-11 09:40:0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9일 10: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출처/요기요
 
[IB토마토 변세영 기자] 막대한 실탄으로 대규모 투자처를 모색 중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돌연 손을 씻으면서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 인수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과거 7조원의 거금을 주고 사들인 홈플러스가 매력도가 크게 떨어지며 엑시트(투자금 회수) 행방이 묘연해진 만큼, 요기요를 활용해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린다.
 
9일 IB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MBK)는 지난 7일 마감된 이베이코리아 매각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MBK는 지난 3월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진행한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 참여하며 인수의향서(LOI)를 제출 가능성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MBK가 홈플러스와 온오프 시너지 경쟁력을 늘리기 위해서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그런데도 결국 최종 입찰을 하지 않은 데는 추후 엑시트를 고려해야 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서 5조원에 이르는 가격이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MBK는 지난 2005년 출범한 아시아 최대규모 사모펀드 운용사다. 국내에서는 코웨이(021240), Techpack 솔루션, 오렌지라이프 등을 포함한 여러 딜을 성공적으로 거치며 몸집을 키워왔다. 지난 2005년 1조원대 10억 달러 규모 블라인드펀드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65억달러(7조3000억원) 5호 펀드 조성에 성공했다. 블라인드펀드는 투자대상을 정하지 않고 일단 투자자를 모집한 뒤 이후 대상을 찾아 자금을 굴리는 형태다. 특히 5호 펀드는 MBK가 조성한 블라인드펀드 중 역대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투자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쏟아졌다.
  
MBK는 5호 펀드를 기반으로 올해 초 일본 ‘츠쿠이홀딩스’ 지분을 일부 매수하고 중국 렌터카 업체 ‘선저우주처’를 인수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여세를 몰아 사모펀드 H&Q가 지닌 잡코리아 지분 100% 매각딜에도 참전했지만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에 밀려 고배를 마시며 계획이 틀어졌다. MBK로서는 5호 펀드와 관련 아직 이렇다 할 빅딜이 없어 포트폴리오 구축에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레 초점은 다음 타자인 ‘요기요’에 쏠린다. 지난달 진행된 요기요 예비입찰 쇼트리스트(적격인수 대상자)에는 어피너티, 베인캐피탈, MBK 등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 배달의민족(배민) 합병이 조건부 승인되면서 배달앱 2위 사업자 ‘요기요’가 매물로 나왔다. 국내 배달앱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하는 요기요의 몸값은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사이로 거론된다. 본입찰은 이달 17일 진행될 예정이다.
 
MBK가 요기요에 눈독을 들이는 표면적인 목적은 성장성이다. DH는 글로벌 40개 이상 국가에서 20개 넘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 뿌리내린 요기요는 이들이 운영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DH는 남미 시장에서 페디도스야(PedidosYa)를 통해 식품을 넘어 의약품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전개하는 게 특징이다. 배달플랫폼 노하우는 다양한 서비스로 뻗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우리나라에서는 딜리버리 플랫폼이 주로 음식배달에 치우쳐져 있지만, 넓게 보면 여러 가지 비즈니스 확대가 가능하다”라면서 “오프라인 라스트마일(상품이 목적지에 도착하는 과정) 확대나 레스토랑 예약, 식자재 배송 등 사업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러한 플랫폼은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이유로는 MBK 숙원사업으로 불리는 ‘홈플러스 엑시트’를 추론해볼 수 있다. 지난 2015년 MBK는 영국 테스콘 본사가 소유한 홈플러스 지분 100%를 60억 달러, 약 7조원에 사들였다. 홈플러스의 차입금 11억달러(1조2000억원)를 MBK가 품고 지분 인수에 49억달러(5조5000억원)를 지급하며 초대형 투자를 단행했다.
 
문제는 홈플러스 경쟁력이 악화되면서 엑시트가 멀어졌다는 데 있다. 홈플러스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2020회계연도(2020년 3월~2021년 2월) 매출액은 6조9662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1.8%나 줄어든 933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코로나19 그로서리 수요 증가로 이마트(139480)는 사상 최대매출, 롯데마트는 영업이익이 190억원으로 흑자전환하는 등 대형마트가 반사 수혜를 누렸던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업황 악화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홈플러스 매출은 2017 회계연도 7조9457억원을 기록한 뒤 3년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실적부진에 빚더미도 눈덩이처럼 크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일부 점포 매각 등으로 1조원 가량을 자산화(세일즈앤리스백, 매각 후 재임대)하고 부채총액을 6900억원 넘게 줄이며 재무구조 개선에 열을 올렸지만, 부채비율은 2018년 607% → 2019년 859% → 지난해 725%로 여전히 재무상태가 매우 불안한 상태다. 리스부채를 제외해도(5조2944억원) 지난해 부채비율은 404%에 달한다. 리스부채를 포함한 총차입금(장단기차입금˙금융부채, 유동성장기차입금, 사채) 의존도는 같은 기간 64.8% → 71.2% → 68.3%로 위험 수준임을 드러낸다. 같은 업황을 전개하는 이마트와 롯데쇼핑(023530)의 차입금의존도가 각각 30%, 50% 내외 수준임을 고려하면 더욱 비교가 두드러진다. 엑시트 셈법이 복잡해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DH 자회사 DSK가 전개한 마트배송 서비스 요마트. 출처/요기요
 
MBK는 지난 2019년 홈플러스 매장 51개를 활용해 리츠 상장(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을 시도하다 철회한 경험도 있다. 리츠는 투자자의 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임대료 등 그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리츠 상장 시 일반인들도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어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MBK는 자금 조달로 홈플러스 인수 시 차입한 2조원 규모를 상환해 우회적으로 투자금액을 회수하고자 했지만,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해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종합적으로 원매입 이상의 홈플러스 엑시트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만큼, MBK가 요기요 인수 뒤 홈플러스와 고리를 만들어 훗날 함께 묶어 엑시트하는 방법 등을 추론해볼 수 있다. 특히 최근 DH 자회사 DSK가 마트배달 요마트 사업을 중단해 홈플러스와 서비스 충돌이 없어진 만큼, 대형마트 라스트마일 배송 경쟁력에 올인할 수 있는 배경도 갖춰진 상태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관계자는 요마트 사업 중단과 관련 <IB토마토>에 “아직 본사 공식 입장이나 확정된 내용은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베이는 본래 롯데쇼핑과 신세계(004170) 싸움이라는 인식이 컸다”라면서 “MBK가 펀드 집행과 홈플러스와의 시너지 등을 위한 목적에서라도 요기요에 관심이 클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변세영 기자 se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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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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