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발행어음업 개시한 미래에셋증권, 건전성 관리 '시험대'
4년 여만에 발행어음 출시…연 최고 1.15% 제공
역마진·레버리지배율 상승 등 건전성 저하 부담 내재
입력 : 2021-06-03 09:30:00 수정 : 2021-06-03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6월 2일 11: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미래에셋증권(006800)이 4년여 만에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획득하면서 발행어음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원화발행어음 판매를 시작으로 수신기능을 확보, 자금 조달 수단을 다변화할 방침이다. 다만 저금리 장기화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초대형IB 간 금리 경쟁에 따른 역마진 우려와 레버리지배율 상승 등 건전성 저하에 대한 부담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일 미래에셋증권은 최고 1.15%의 약정수익률을 제공하는 원화발행어음을 출시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IB로 지정된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으로 기업대출·채권, 부동산금융 등에 투자할 수 있어 증권사들의 영업자금 조달을 원활히 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꼽힌다. 현재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까지 발행어음을 판매할 수 있다. 사실상 은행의 여·수신 기능을 하는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이 처음 내놓은 발행어음은 개인고객 대상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0.45% 금리를 지급하며 6개월 이상 1년 미만은 1.05%를, 1년 만기형 금리는 1.15%를 적용한다. 이는 현재 발행어음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005940)·KB증권 수시·기간형 금리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최고 2.1% 금리를 지급하는 적립식 발행어음은 없다는 점에서 금리 경쟁력이 높지 않은 편이다.
 
지난 2017년 공정위 ‘일감몰아주기’ 조사로 단기금융업 사업 인가 심사가 중단된 이후 약 4년 만에 발행어음업을 개시했지만, 고금리를 내세워 과당경쟁을 벌이기보다 속도조절을 선택한 것이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단기금융업 인가로 자기자본(1분기 연결 기준 9조7100억원)의 2배인 19조4200억원까지 발행어음을 판매할 수 있지만 발행어음 초도 물량으로 3000억원을 잡았다.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하는 자금 규모가 커질수록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부담이 가중될 수 있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완할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도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 규정에 따르면 초대형IB는 조달자금의 50% 이상을 기업 대출이나 비상장사 지분투자, 회사채 인수 등과 같은 기업금융에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부동산금융에는 30%까지 넣을 수 있으며 나머지는 유동성으로 확보해야 한다. 모험자본 공급 등 자본시장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기자본 보증 제한과 같은 정부의 규제에 이익을 낼 수 있는 투자처를 찾기도 쉽지 않은 셈이다.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 조달 압박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금융투자업규정’을 일부 개정하며 중소·벤처기업이 발행한 증권을 매입하거나 신용 공여한 금액을 발행어음 조달한도에서 제외해주기로 했다. 벤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현재 초대형IB는 발행어음 조달 자금 중 모험자본에 투입되는 자금 규모나 비율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부담은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아울러 저금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발행어음 금리 경쟁에 불이 붙는다면 역마진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기업·부동산 투자에 사용하면서 레버리지배율 상승 등 건전성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제1호 발행어음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2017년 11월 발행어음 인가 이후 3년간 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별도) 비율이 95%포인트 가량 하락한 바 있다. 자본적정성 지표 중 하나인 조정레버리지배율은 2017년 4.7배에서 2018년 6.9배까지 오른 후 작년 말 6.1배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6월 발행어음업에 진출한 KB증권의 조정레버리지배율은 당해 말 4.9배에서 작년 말 5.8배로 뛰었다. 같은 기간 NH투자증권의 조정레버리지 배율은 5.8배에서 6.3배로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조정레버리지배율은 6.0배다. 
 
이규희 NICE신용평가 선임 연구원은 "발행어음업 진출은 여유자금 확보를 통해 사업기반이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중장기 사업경쟁력에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다"면서도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기업대출·부동산금융 등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고위험자산에 대한 익스포저가 확대될 경우 자본 적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사진/뉴시스
 
단기금융업무 영업행위 준칙 상 어음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50%는 기업금융관련 자산(A등급 이하 회사채, 코넥스 주식, PF 지분 및 대출채권 등)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총위험액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또한 "1년 이내 단기로 조달해 회수기간이 장기인 자산에 투자할 경우 만기 불일치로 인한 유동성 위험 확대 가능성이 있다"라며 "발행어음업 진출 이후 미래에셋증권의 전반적인 사업기반 강화 여부와 자본 적정성·유동성 변화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안나영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수신기능 확보로 조달처 다변화가 가능하게 된 점은 사업기회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다른 조달자금 대비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은 발행어음 특성상 자본완충력 저하 가능성이 내재한다"라고 진단했다.
 
안 연구원은 다만 "발행어음 운용에 적합한 기업금융 자산 공급의 제약으로 당분간은 조달확대를 위한 금리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금융그룹 통합감독제도 하에서의 그룹자본적정성 비율 관리부담이 내재한 점도 급격한 조달증가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적립식 발행어음이나 특판 출시 일정은 미정"이라며 "(물량 등도)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 입장에서 종합금융투자계좌(IMA)진출에 앞서 발행어음업을 통해 경험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면서 "발행어음업 자체는 양질의 단기 투자처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관건인데 (저금리 등) 현재 상황을 봤을 때 단기간 확장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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