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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시절 그맛!"…식품업계, 상품 재출시 열풍
소비자 니즈, 과거 소비 추억으로 현재 소비 유도
'시장성 검증' 전력 덕분...안정적 수익 창출 효과도
2021-05-11 15:47:05 2021-05-11 15:47:05
오리온이 재출시한 제품. 사진/오리온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식품·외식업계에 단종됐던 상품을 시장에 재출시하는 열풍이 불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추억을 되살려 소비를 유도하는 한편 소비자 재출시 요구에 응답하는 모습으로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생산을 중단했던 상품을 잇따라 재출시하면서 재미를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 3월 재출시한 와클은 출시 5주만에 누적 판매량 180만개를 넘어섰다.
 
2016년 공장 화재로 생산라인이 소실돼 생산이 중단됐으나 2018년 시장에 재등장한 태양의 맛 썬은 지난달 기준 재출시 3년여만에 누적 판매량 1억개를 돌파했다. 월매출도 정산 이전 대비 30%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치킨팝도 2019년 재출시 이후 4700만개 이상 판매됐다.
 
롯데제과는 올해 초 후레쉬민트 껌을 3년만에 재출시했다. 앞서 롯데제과는 자일리톨껌을 비롯해 다양한 신제품 껌을 내놓게 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쥬시후레쉬, 스피아민트껌은 그대로 두고 후레쉬민트만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후레쉬민트는 롯데제과가 1972년에 선보인 껌으로 1967년 롯데제과 창립한 이후 양평동에 선진국 설비의 껌 공장을 설립하면서 1호로 탄생시킨 상징성을 가진 제품이다.
 
13년 만에 재출시된 맥도날드의 필레 오 피쉬. 사진/한국맥도날드
외식업계도 과거 인기몰이를 했던 메뉴를 시장에 재등판 시키고 있다. 패스트푸드 업체 가운데에서는 맥도날드가 가장 적극적이다.
 
맥도날드는 판매 중단한 메뉴와 서비스를 올해 들어 잇달아 다시 선보였다. 2018년에 종료했던 점심 할인 서비스 맥런치를 부활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맥도날드는 13년 만에 필레 오 피쉬를 재출시했다. 필레오 피쉬는 생선살이 들어간 버거로 출시 3주 만에 판매량 100만개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어 가장 최근에는 맥윙을 여름 한정판으로 내놓기도 했다.
 
맥도날드가 단종 메뉴들을 내놓자 경쟁사인 버거킹도 재출시 열풍에 동참했다. 버거킹은 지난달 가성비 메뉴인 올데이킹을 리뉴얼하면서 더블 오리지널 치즈버거를 3년 만에 재출시했다.  
 
이어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아예 소비자 투표를 진행해 재출시할 상품을 결정했다. 파리바게뜨의 케이크 이즈백 이벤트 실시한 결과 순수 우유케이크가 60%의 득표율로 1위에 올랐다. 파리바게뜨에 따르면 2014년 처음 선보인 순수 우유케이크는 당시 출시 2주만에 매출 10억원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이처럼 식품·외식업계가 단종된 상품을 재출시하는 까닭은 과거에 먹었던 추억을 통해 현재의 소비자의 소비를 유도하는 한편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에 적극적으로 답하는 모습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규 메뉴를 개발하기 위한 R&D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인구 감소에 따른 소비층 축소로 업황 전망이 밝지 않은 탓에 기존에 판매해서 시장성을 검증 받았던 제품을 재출시해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겠다는 계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출시 상품은 이미 시장에서 한번 평가를 받은 제품이기 때문에 사업적으로 시도하기에 안정적”이라며 “재출시로 인한 화제성도 있는 만큼 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도 즉각적”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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