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신뢰도 흔들리는 NH투자증권…장고 끝에 악수 두나
민원, 작년보다 3배 늘어…평판 저하 우려 심화
'전액배상 권고' 시간 끌기에 커지는 투자자·PB 피로도
입력 : 2021-05-10 09:30:00 수정 : 2021-05-10 09:30:00
이 기사는 2021년 05월 6일 6: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직·간접 투자한다며 투자자를 유인해 수천억원대 손실을 일으킨 옵티머스 펀드가 환매 중단 1년을 맞았지만, 사태 해결은 요원한 상황이다. 펀드 최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005940)이 원금 전액 반환 권고에 대한 수용 여부를 연기하면서 시간 끌기에 나선 까닭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증시 랠리와 투자은행(IB)부문 호조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지만, 직원들에게서는 영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는 데다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싸늘해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잃어버릴 수 있는 위기를 맞이한 셈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NH투자증권에 접수된 민원은 모두 10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35건에 그쳤던 작년 1분기와 비교해 211% 늘어난 수준이다. 활동계좌 10만좌 당 환산 건수는 1.47건으로 5대 증권사 가운데 미래에셋증권(006800)(2.17건)에 이어 2번째로 많다.
 
 
 
사기 판매 의혹을 받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와 관련해 투자자들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펀드 설정액(5107억원) 가운데 약 85%에 해당하는 4327억원을 판매한 최다 판매사다.
 
실제 NH투자증권에 대한 민원은 옵티머스펀드 환매중단 이슈가 불거진 작년 6월 이후 급격히 늘기 시작해 지난해 민원 최다 증권사라는 불명예를 안겼다. 작년 한해 NH투자증권에 접수된 민원은 500건으로 2019년 총 민원건수(55건)에 견줘 9배(809.09%)나 뛰었고, 펀드 불완전 판매를 비롯해 피고로 계류 중인 소송가액도 3163억원(35건)에 달한다.
 
올해 1분기 제기된 민원 또한 펀드 관련 불만이 48건으로 가장 많은 상태다. 호실적에도 투자자들의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96% 증가한 374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9406억원으로 42.5% 감소했지만, 당기순이익은 728.1% 늘어난 2574억원을 시현했다. 특히 브로커리지 수익(2105억원)이 1년 새 104% 증가했으며 SK바이오사이언스 IPO 등 빅딜 주선으로 IB부문 수수료 수익(940억원)은 40.9% 뛰었다.
 
남은 것은 사모펀드 관련 리스크로, IB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재무부담은 크지 않은 수준이다. 지난해 옵티머스 펀드판매와 관련해 약 1300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데다 올해 1분기에도 약 400억원의 추가손실을 인식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전액 배상과 관련한 실탄은 확보한 것이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은 수탁사인 하나은행과 사무관리회사인 예탁결제원 등과 함께 연대책임을 지는 ‘다자배상안’을 요구해왔던 만큼 홀로 책임을 떠안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현재 NH투자증권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전액배상안 권고에 대해 답변 기한 연장을 요청,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만약 NH투자증권이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배상문제는 소송 전으로 번지는 등 옵티머스사태가 장기화하는 것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업점 프라이빗뱅커(PB)와 투자자의 피로도가 커지는 점도 문제다.
 
지난 1년 여간 NH투자증권 노조와 투자자들은 농협금융지주와 NH투자증권 등에서 집회를 열고 사태해결을 촉구해왔던 만큼, 사태가 길어질수록 사모펀드 문제는 신뢰 하락과 고객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서다.
 
이창욱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NH투자증권지부장은 “옵티머스 사태가 길어지면서 투자자뿐만 아니라 내부 직원들도 힘들어하고 있다”라며 “(정영채 사장 등 이사진이) 빠른 시일 안에 문제 해결에 나서주길 바라는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옵티머스 펀드 사기 피해자 및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4월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앞에서 계약취소 결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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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업계에서는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재무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면서도 평판 저하 등 사업안정성에 대한 부담은 있다고 평가했다.
 
박선지 NICE 신용평가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이 조정안을 수락해 배상한다고 가정할 경우 추가 인식해야 할 손실은 작년 충당부채 설정액 1442억원을 제외한 2885억원 규모로 추산된다”라며 “해당 금액은 작년 순이익(5769억원)의 50%에 해당하는 규모로 NH투자증권의 이익창출력과 자기자본(5조6000억원)을 감안할 때 충분히 흡수 가능한 규모로 판단된다”라고 진단했다.
 
증권사의 자본 적정성을 보여주는 순자본비율은 작년 말 기준 1226%로 전년(1307.65%) 대비 하락했지만,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의 평균(1033.4%)은 웃돌고 있다.
 
박 연구원은 다만 “해당 이슈가 향후 실적은 물론 회사 평판도와 내부관리시스템 등 제반 평가요소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당사자 간 조정결과 등에 따라 배상규모가 유동적인 상황으로 향후 조정 진행 경과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원 또한 “펀드 판매액이 크나, 이익창출력과 자본완충력으로 흡수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금융사고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증권사는 평판 훼손에 따른 영업 위축이 발생할 수 있고, 업권 전체로는 투자심리 위축과 금융신뢰 저하, 관련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금융상품 판매 시장이 축소될 우려가 존재한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은 “고객 보호와 기업 신뢰 회복을 위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도출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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