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덩치 키운 하나금투 이은형호…‘초대형IB의 꿈’ 이루나
하나금융 지원사격에 자기자본 5조원 진입
위험익스포저 부담…재무구조 개선 물음표
입력 : 2021-05-04 10:00:00 수정 : 2021-05-04 10:00:00
이 기사는 2021년 05월 3일 6: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백아란 기자] 하나금융투자가 이은형 대표이사 사장 취임 한 달 만에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서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취임 당시 ‘초대형IB로서 다음 단계의 도약을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만큼 자본 확충을 통해 투자은행(IB)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 혁신, 글로벌 채널 확대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하나금융지주(086790) 차원에서도 ‘업계 탑티어(top tier·일류)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내놓으며 대대적인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다만 해외 대체투자를 비롯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단기성장에 따른 리스크는 이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모회사인 하나금융을 상대로 4998억9500만원 규모(보통주 745만주)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이은형 사장 취임 이후 한 달 만에 이뤄진 것으로,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작년 말 4조4289억원에서 올해 5조원대로 진입할 전망이다.
 
 
 
현재 자기자본 규모가 5조원이 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NH투자증권(005940)·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016360)·KB증권 등 5곳으로 이 가운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곳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세 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기며 초대형IB 요건을 충족한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인가 신청을 비롯해 IB부문 경쟁력 강화 등에 자본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글로벌 경기 회복과 증권중개 수익 증대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글로벌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K-뉴딜 등 신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한다는 심산이다.
 
올 1분기 하나금융투자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93% 증가한 1368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164억원으로 82% 뛰었다. 부문별로 보면 매매평가손실은 118억원으로 1년 전(32억원) 대비 감소한 반면,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은 각각 691억원, 1482억원으로 65.7%, 55.4% 늘었다.
 
이 사장 역시 지난 3월 취임사를 통해 “초대형IB로서 다음 단계의 도약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히며 △혁신 방향과 속도 공유 △디지털 혁신 △글로벌 경쟁력 제고 △ESG경영 △인적 자산 강화를 주요 추진 방향으로 제시했다.
 
금융지주 또한 하나금융투자를 업계 ‘탑티어(top tier)로 성장시키겠다’고 천명하며 이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연초 이진국 전 하나금투 사장의 선행매매 의혹으로 조직이 어수선해진 가운데 증권사 경험이 없는 이 사장이 업계 최연소 CEO로 발탁되면서 제기된 우려를 불식시키고, 비은행 부문의 성장에 탄력을 가하기 위한 선택으로 분석된다. 1974년생인 이 사장은 중국 베이징대학교 고문교수와 하나금융 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후승 하나금융지주 전무(CFO)는 1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그룹의 올해 전략 중 하나는 하나금투를 업계 탑티어(Top Tier)로 성장시키는 것으로, (유상증자는)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하나금융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신종자본증권(영구채)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선제적 자본 확충을 통해 성장 여력을 확보하고 국제결제은행(BIS)자기자본비율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다. 영구채는 5월 중 실시되는 수요예측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발행할 예정으로, 운영자금과 채무상환을 위해 사용된다.
 
사진/하나금융투자
 
신평업계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유상증자로 시장지위가 개선될 것이라고 보면서도 재무구조 개선 효과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노재웅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단순한 자본규모의 증가보다는 늘어난 자본을 활용해 실제 사업기반의 유의미한 확대와 이익창출능력의 개선이 이뤄지는지가 중요하다”라며 “사업기반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긍정적이나, 단기간 내에 집중적으로 취급했던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의 건전성에 대해서는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증권사의 재무안정성은 위험 인수와 투자전략 등 경영전략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자본 확충으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중장기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신평에 따르면 작년 말 하나금융투자의 위험익스포저는 10조7669억원으로 최근 5년간 증가세다. 우발채무는 4조3946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99.8%를 차지하고 있다.
 
박선지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자기자본 확충으로 늘어난 투자재원이 과도한 위험자산 증가로 이어지게 될 경우 신용도 측면에서 부담요인”이라면서 “다각화된 사업구조와 우수한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총자산수익률(ROA) 1% 내외의 수익성을 시현할 것으로 보이나, 금융시장 불안과 고위험 투자자산 손실 발생 관련 이익 변동성은 존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해원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하나금융투자는 2018년 대규모 유상증자(총 1조2000억원)에도 불구하고 IB사업 확장에 따른 위험확대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된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2017년 말 312.4% 수준이던 수정 순자본비율(NCR)은 2019년 말 183.4%로 하락했다.
 
이 연구원은 “사업 확대에 따른 자본적정성 지표의 재차 저하 가능성을 고려할 때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유상증자 이후 위험인수 수준과 자본적정성 지표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초대형 IB 인가 신청은 코로나 상황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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