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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1억 모의 투자 해보니…종일 매달려 21만원 수익
장 마감 기준 수익률 0.22%…수수료·세금 24만원 떼면 마이너스…주가 오를땐 '반대매매' 주의해야
2021-04-23 06:00:00 2021-04-23 07:55:13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다음달 3일부터 공매도 재개와 함께 개인들도 공매도 투자를 할 수 있는 새로운 '개인대주 제도'가 시행된다. 지난 20일부터 한국거래소가 제공하는 개인대주 사전교육과 모의거래시스템에는 3일 만에 3000명 넘게 몰렸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값에 되사, 이익을 내는 투자 방식이다. 주가가 오를 수록 수익이 커지는 일반 주식투자와 달리 주가가 떨어질수록 수익률이 커진다.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큰 종목에 공매도를 걸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국거래소가 '개인공매도 모의 거래 인증 시스템'을 지난 20일 개설했다. 사진/한국거래소
 
기자는 22일 한국거래소의 '개인공매도 모의거래 인증 시스템'을 통해 공매도 거래를 체험해봤다. 총 11개 종목에 약 1억원을 투자한 결과 이날 장 마감 기준으로 21만2500원(0.22%)의 수익을 기록했다.
 
투자 종목 선정은 한 증권사가 발간한 '공매도 숏 리스트'를 참고했다. 이들 기업은 또래 기업들보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높아 공매도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고 볼 수 있다.
 
이날 오전 9시 장이 열리자 마자 SK이노베이션 20주와 아모레퍼시픽 20주, HMM 50주, SKC 130주 등을 3129만원치 공매도 투자에 넣었다. HMM과 SKC는 약세로 돌아서면서 9시30분께 0.3%(10만원)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자신감이 생기면서 남은 자금을 공격적으로 넣어보기로 했다. 공매도 후보로 자주 거론되는 KG이니시스 100주, 한국항공우주·현대미포조선·동화기업 50주, NHN한국사이버결제·메디톡스 200주, 셀트리온 20주 등에 공매도 주문을 넣었다. 마지막엔 셀트리온 20주를 공매도하며 오전 10시께 투자를 마무리했다. 총 투자금액은 9709만7500원이다.
 
점심을 먹고 자리에 돌아온 오후 1시, 전체 수익률은 마이너스 0.59%(57만원 손실)를 보였다. 오후 1시30분 이후 수익률이 점차 높아지더니 오후 3시30분 장 마감 최종 수익률은 0.22%(15만2500원)를 기록했다. 종목별로 보면 이날 셀트리온 주가가 6000원 가량 빠지면서 2.04% 수익을 냈고, 상승 마감한 메디톡스에서는 33만3400원(0.87%)의 손실을 봤다.
 
장 마감 이후 계좌 수익으로는 15만2500원이 찍혀있지만, 공매도를 청산(수익 실현)하지 않고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수수료·세금 명목으로 총 24만원의 비용을 떼고 나면 2만5000원의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는 최장 60일간 차입기간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날 코스피는 3080대에서 상승 출발한 뒤 3200선에 가까워지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 기류가 꺾였다. 장 마감 시간으로 갈수록 하락폭을 키운 종목들도 많았다. 덕분에 기자가 체험한 공매도 수익률이 그나마 플러스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매도 특성상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큰 종목에 매도 주문을 거는 만큼 주가가 올라갈 경우 손실이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다. 최소 담보유지비율(140%)을 맞추지 못할 경우 반대매매가 일어나 청산당할 수도 있다. 공매도 투자의 위험성이 큰 만큼 투자 경험이 없는 개인은 금융투자협회 사전교육(30분)과 한국거래소 모의거래(1시간)를 이수해야 한다. 신규 투자자는 투자금액이 최대 3000만원으로 제한된다.
 
공매도 모의 거래 인증시스템 속 주의문구 화면. 사진/한국거래소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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