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박상기의 난'을 돌아보며
입력 : 2021-04-16 06:00:00 수정 : 2021-04-16 06:00:00
김의중 금융부장
미국 최대 암호화폐(코인)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직상장한 첫 날 주가가 31% 뛰었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1분기에만 이미 작년 한해를 넘어선 실적을 냈다. 시장에서도 기업 가치를 크게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 저변에는 비트코인과 알트코인 급등이 자리한다. 거래 규모가 늘면서 수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코인 거래가 확대된 건 다양성과 활용도가 커지면서다. 단순 화폐로서의 기능을 넘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다중계약부터 게임 아이템 획득을 위한 조합, 파일 공유 수단 등 다채롭기 그지없다. 일각에선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써의 효용성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1등 업체인 업비트를 운영 중인 ‘두나무’도 뉴욕증시에 상장을 준비 중이다. 기업가치가 1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일일 코인 거래액은 십수조원으로, 이미 코스피 거래량을 넘어섰다. ‘김치 프리미엄’(김프)이 13%를 넘는 것만 봐도 시장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정부는 코인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투기로만 보고 있다. 코인에 대한 문재인정부의 인식은 법무부를 주무당국으로 규제를 하려했던 사건에서 잘 드러난다. 2018년 1월11일 현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인 박상기 장관은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를 추진한다고 선포했다. 당시 박 장관은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하고 거래소 폐쇄까지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관련 부처와 여러 대책을 마련 중이며 부처 간 이견은 없다”고 했다. 그는 “산업자본화 돼야 할 자본이 가상화폐로 인해 해외로 빠져나가고 이런 버블이 붕괴됐을 때 개인 피해가 너무나 클 것”이라며 “가상화폐라고 부르는 것도 정확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보고 ‘가상징표’ 정도가 맞다고 본다”고 했다. 블록체인 기술과 함께 암호화폐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다방면에서 실생활에 적용되고 있는 현실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판단이다.
 
이후 여론의 반발이 커지자 5일 뒤인 같은 해 1월16일 기획재정부가 “부처 간 협의된 바 없다”고 해명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 사이 국내외 암호화폐 시장에선 패닉셀링이 이어지며 코인 시총 100조원 가량이 증발했다. 이 사건은 ‘박상기의 난’으로 불리며 지금까지도 코인 투자자 사이에서 회자된다. 버블이 꼈다는 비트코인 가격은 당시 1400~2100만원 사이를 오가다 현재 장중 8천만원을 넘어섰다. 
 
이미 미국에서는 테슬라가 비트코인으로 전기차를 살 수 있게 했다. 페이팔이 가상자산 결제를 도입하는 등 전세계 수백만개 온라인 마켓에서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한 시대가 왔다. 최근에는 비트코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까지 추진 중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는데 정부의 머릿속은 여전히 과거에 갇혀있는 느낌이다. 부동산 대책만 해도 그렇다. 정부는 부동산을 단순히 주거문제로 접근했다. 그래서 한 채 이상 구입은 투기로 보고 규제를 계속했다. 결과는 참담하다. 전셋값 폭등, 집값 폭등으로 벼락거지를 대거 양산했다. 이미 시장에서 부동산은 주식 이상의 가치를 지닌 투자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었는데도 흐름을 읽지 못한 결과다.
 
코인도 마찬가지다. 이 상태대로라면 결국엔 부동산처럼 시장에 부작용만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인식의 변화가 절실하다. 코인, 넓게 보면 블록체인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코인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
 
김의중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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