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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값으로 대형주 산다)'소수점 거래' 도입 굼뜬 당국…"규제 특례 시급하다"
증권사 7~8곳 규제 완화 목소리…'혁신 금융서비스' 적극 활용해야
2021-03-05 04:00:00 2021-03-05 04: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금융당국은 지난해 8월 국내주식 소수단위 매매를 위한 규제 정비방안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아직 첫발도 떼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단시간 내 제도 개선이 어렵더라도 '혁신금융서비스' 도입 등을 통해 선제적으로 시범 서비스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는 4일 이광재 의원 등이 주최한 ‘커피 한 잔 값으로 1등 주식 골라담기’ 토론회에 참석해 “소수점 거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시장의 대중화와 투자문화 형성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자산배분을 통해 자본시장 활성화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며 소수점 거래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동학개미운동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자본시장유입이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투자 소외계층에 대한 대안으로 소수 단위 매매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당초 금융위는 지난해 말까지 소수단위 주식매매와 관련해 규제 정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현재 금융위는 업계·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다양한 사업모델을 검토해 상반기까지 규제정비 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변제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현재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의 경우 7~8개 증권사에서 도입을 희망하고 있고, 국내 주식도 여러 증권사가 소수점 매매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소수 단위 매매는) 허용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안전하게 거래될 수 있도록 하는지가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행 예탁제도는 한명이 한주를 소유하도록 만들어져있어 시스템 정비 등의 문제가 있다”며 “새로운 변화나 혁신의 힘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검토 중인 상태”라고 부연했다. 다만 구체적인 제도 도입 시기나 일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변 과장은 “소수점 거래 제도 개선은 업계와 금융당국이 같이 맞물려 나아가야 하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편리하면서도 안전하게 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피력했다.
 
시장에서는 투자자와 증권사의 니즈가 큰 만큼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서비스를 선제공하거나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에 선제적으로 적용해 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액면분할은 기업이 원치 않을 수도 있고, 관리 부담이 커져서 선호하지 않는 반면 소수점 거래는 그런 부담 없이 유통량을 늘릴 수 있다”면서 “제도도 중요하지만 기술도 중요하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모의 트레이딩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류 대표는 “공식적으로 제도 정비가 완료되기까지는 법 개정이나 업계의 노력 등 물리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야 한다”며 “효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혁신 금융서비스 지정 등을 통해 제도 시행 전이라도 테스트 베드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소수점 거래는 정량방식의 거래에 정액방식을 추가하는 개념으로, 액면분할 효과를 전 종목에 확대할 수 있다”며 “자투리 금액이나 동전 투자 등 새로운 방식의 투자문화 습관을 들이고 소액투자자의 시장 참여 확대와 대중화를 이끌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유동수·맹성규 의원과 ‘커피 한 잔 값으로 1등 주식 골라담기’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이광재 의원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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