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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 논란에 권한 없는 서울시 '곤혹'
소상공인 "현실성 떨어지는 조치"…정치권도 "영업 제한 철폐·재검토" 촉구
2021-01-24 06:00:00 2021-01-24 06:00:0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서울시가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 논란에 곤혹을 겪고 있다. 소상공인들 뿐만 아니라 야권 서울시장 후보들까지 나서 영업시간 제한을 재검토·철폐하라는 촉구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16일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5단계·비수도권 2단계)를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종료일은 다음달 1일이지만, 연장 여부는 미지수다.
 
현행 방역조치를 완화할 경우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고 판단해 환자 감소 추세가 안정화될 때까지 지금의 조치를 계속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일부시설 등에 대한 방역 완화 조치를 내리면서도 전국 '5인 이상 모임 금지'와 식당·카페 등 오후 9시 이후 매장 영업 제한 조치는 유지했다.
 
그러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을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현재 PC방은 오후 9시 이후 '오픈 시위' 벌이고 있고, 노래방협회에서는 서울시를 상대로 소송을 걸기도 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최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방역조치가 완화된 카페, 실내 체육시설 등에서는 한시름 던 것 같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노래방이나 주점 같은 경우 주 영업시간이 9시 이후에 이뤄지기 때문에 현실성이 떨어지는 조치라고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오후 9시이후 영업이 주를 이루는 노래방에서는 영업시간 제한을 자정까지만이라도 연장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경기석 코인노래연습장협회장은 24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앞서 영업을 재개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다만 자정까지가 아닌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을 허용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안철수·오세훈·나경원·조은희 등 서울시장 출마자들도 오후 9시 이후 영업 제한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과 만나 "(코로나가) 저녁 9시까지는 괜찮고, 그 이후는 더 위험하냐"며 "밀접·밀집·밀폐 등 과학적 기준으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정부의 일률적 영업규제 방침을 비판했다. 오 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PC방 등 밤 9시 영업 제한, 업종에 맞춰 재검토해야"라는 제목으로 글을 게재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은 구로구의 한 피트니스클럽을 방문해 "오후 9시까지로 헬스장을 운영하라는데, 직장인들이 일 끝내고 그 짧은 시간에 이용하라니"라며 "방역수칙이 피부로 와 닿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상황이 곤혹스럽다. 거리두기 지침 완화 결정은 정부 몫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화에서 "칼자루는 중앙정부에서 쥐고 있다. 지방정부에서는 행정명령을 통해 중앙정부의 지침보다 규제를 강하게 바꿀 수 있는 있지만, 완화를 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음식점·호프 비상대책위원회 자영업자들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열린 생존권 보장 요구 집회에서 9시를 가리키는 시계를 밟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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