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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가 답이다" 제판분리 속도전
미래에셋 등 자사형 GA 대형화…판매경쟁력·비용효율 제고 목적
2020-12-02 15:09:27 2020-12-02 15:09:27
[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이 '제판(제조·판매)분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속설계사들을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이동시키는 등 GA 채널의 규모를 키우고 나섰다. 전속 채널로는 다양한 상품을 필두로 급성장하는 GA업계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신한생명·한화생명 등은 최근 자회사형 GA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일 채널혁신추진단을 출범키로 했다. 내년 3월 전속 설계사 3300여명을 자회사형 GA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시킨다는 계획이다. 
 
출범 5개월 차를 맞은 신한생명 자회사형 GA '신한금융플러스'는 대형 GA '리더스금융판매'를 인수키로 했다. 일부 사업부 인수를 위한 영업권양수도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리더스금융판매는 6000여명 이상의 설계사를 보유한 업계 5위 규모의 GA다.  
 
한화생명은 오는 15일 자회사형 GA 두 곳을 합병키로 했다. '한화라이프에셋'과 '한화금융에셋'은 한화생명이 지분 100%를 보유했다. 합병은 한화라이프에셋이 한화금융에셋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 한화금융에셋은 소멸 될 예정이다. 
 
손해보험사들도 자회사형 GA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디지털손보사의 변신을 예고한 하나손해보험은 지난달 25일 이사회에서 보험대리 및 중개업을 주요사업으로 하는 자본금 200억원 규모의 자회사를 추가키로 했다. 현대해상도 지난 10월 채널전략테스크포스(특별전담조직)를 구성해 자회사형 GA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자회사형 GA에 열을 올리는 것은 제판분리를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제판분리는 제조(보험상품 개발)와 판매채널을 분리시킨다는 의미로 미국 등 보험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제판분리를 통해 보험사는 상품 개발에 보다 집중할 수 있으며, 자회사형 GA는 종합금융상품 판매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전속채널 중심의 상품경쟁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GA는 제휴를 통해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대리점으로 업계 내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수수료가 높은 GA로 이탈하는 전속설계사가 늘고 있으며, 보험소비자 역시 다양한 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GA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보험사들이 정책 리스크를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회사형 GA를 활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내년 7월 예정인 특수고용직 종사자 고용보험 의무화 등이 도입되면 보험사는 전속 설계사를 많이 보유할수록 운영 비용 부담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회사형 GA는 설계사 이탈 방지와 판매경쟁력을 높인다는 목적 외에도 제판분리를 통해 사업비 절감 등 비용 효율화를 제고하는 이점도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이 내년 3월 전속 설계사 3300여명을 자회사형 GA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시키기로 했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미래에셋생명 사옥. 사진/미래에셋생명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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