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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북한 비핵화 방점 외교인사…한국 역할 커지나
2020-11-24 10:46:43 2020-11-24 10:46:43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에 국제 협조와 제재를 강조한 외교 인사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져 우리 정부의 역할 변화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3일(현지시간) 외교·안보 핵심 인사를 발표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국무부 장관에 지명하고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했다.
 
블링컨 국무장관 후보자와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후보자가 국제 협조를 통한 외교정책을 강조해온 만큼 북핵 문제에서도 주변국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뉴욕타임스는 블링컨 후보자가 지난 7월 한 대담 행사에서 “우리가 직면한 큰 문제들은 그것이 기후변화이든, 감염병 대유행이든, 나쁜 무기의 확산이든, 당연한 말이지만, 어떤 문제도 혼자서 풀 수 있는 해법은 없다”면서 “미국처럼 강력한 나라일지라도 그 문제들을 혼자서 처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후보자도 지난 9월 한 세미나에서 동맹국들과 긴밀한 협의로 북한의 전반적인 핵 능력을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3일(현지시간) 외교안보팀 내정자들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이들은 북핵 문제 해결에 경제 제재도 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블링컨 후보자는 CBS 대담에서 “우리는 한국, 일본과 같은 동맹과 긴밀히 협력하고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진정한 경제적 압력을 가하기 위해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했다. 설리번도 “북한을 진지한 협상장으로 돌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압박을 급격히 강화하는 것”이라며 “협상 이전에 이란에 부과된 국제적 제재가 일정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블링컨 후보자와 설리번 후보자는 비핵화를 위해 단계별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에도 같은 시각인 것으로 알려진다.
 
바이든 행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취했던 대북 정책과는 달라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 간 담판을 중시하며 하향식인 ‘톱다운’ 방식을 취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전략적인내’를 내세우며 사실상 북핵 문제를 방치해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8일 워싱턴에 있는 6·25전쟁 참전 기념공원에서 “바이든 쪽 여러 인사가 공개적으로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그때의 전략적 인내로 돌아간다는 것은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가 북핵 문제 해결에 국제공조를 강조하고 적극적 제재에 나설 확률이 높아지자  우리측 역할이 강조될 가능성도 커졌다. 우리 정부는 그간 ‘한반도운전자론’에 기반한 북핵 문제 해결을 추진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 대한 축하 메시지를 통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을 거듭 피력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한반도 운전자’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의 말인 것으로 해석된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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